삶의 묵상

사람들은 사소한 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며 그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1. 29. 14:45


사람들은 사소한 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며 그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사는 게 피곤한 이유는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많이 갖고 어디든 높이 올라갈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영혼은 쉬지 못하고 바쁘게 뛰어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탐욕은 사람의 이성을 혼탁하게 하는 유혹입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깊은 늪입니다.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적의 이야기를 모아 기록한 경전인 육도집경(六度集經)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탐욕 때문에 몸과 말과 생각으로 갖가지 악을 지어 죽은 후에는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는다는 부처의 탐욕의 재앙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나친 욕심은 다만 부질없을 뿐입니다.


아주 먼 옛날에 한 아이가 외삼촌과 함께 각지를 돌아다니며 행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함께 가던 그들 앞에 커다란 강이 나타났습니다. 외삼촌이 먼저 강을 건너 장사를 할 만한 동네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강을 건넌 외삼촌은 한 과부집에서 지친 다리를 쉬게 되었습니다. 그 과부집 딸은 집안에 대대로 전해오는 금대야를 상인이 가진 흰구슬과 바꾸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승낙을 받은 후 딸은 금대야를 상인에게 보여줬습니다. 상인은 곧 칼로 금대야를 긁어보았습니다. 그 대야가 진품인 것을 알았지만 그는 짐짓 별 것 아니라는 듯 땅에 던져버렸습니다.
『쳇, 괜히 내 손만 더러워졌네.』

상인이 욕을 하고 떠나자 과부와 딸은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한편 외삼촌을 기다리다 지친 아이는 강을 건너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도 그 과부집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딸은 또 아이가 가진 흰구슬과 금대야를 바꾸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너는 전에 그렇게 창피를 당하고도 또 그러느냐?』
『이 아이는 나쁜 사람 같지 않아요. 그러니 다시 한 번 흥정을 해보겠어요.』

딸이 건네준 금대야를 본 아이가 말했습니다.
『이것은 진짜 금대야군요. 제가 가진 구슬을 다 드릴 테니 제게 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아이는 금대야를 짊어지고 외삼촌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때 외삼촌이 다시 과부집으로 들어가 말했습니다.
『좋소. 내가 인심을 쓰기로 하겠소. 작은 구슬을 줄 테니 그 대야를 파시오.』

이에 과부가 말했습니다.
『방금 한 착한 아이가 자기가 가진 구슬을 모두 주고 금대야를 사갔소. 그 아이는 그러면서 금대야에 비해 구슬이 모자란다고 오히려 미안해했소. 이런 사기꾼 같은 놈! 당장 사라지지 않으면 물벼락을 맞을 거요.』

외삼촌은 다시 강변에 이르러 가슴을 치며 한탄했습니다.
『아! 천금을 주고도 사지 못할 보물을 놓쳤구나.』

그런데 그만 너무 심하게 가슴을 치는 바람에 그는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조카는 금대야를 들고 외삼촌에게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죽은 외삼촌의 모습을 보고 조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탐욕이 결국 죽음을 부르는구나.』

탐욕은 무엇일까요? 사람의 마음속에서 양심이 이상하게 꺾여 다가올 미래에 엄청난 그 무엇이 있는 것처럼 욕심을 품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탐욕은 신기루와 같습니다. 신기루는 뜨거운 열이나 찬 기운 때문에 대기 속에서 빛이 이상하게 꺾여 공중이나 땅 위에 어떤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탐욕도 무언가 엄청난 것이 내 손 안에 들어올 것 같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건축가 루이스 스미스(LouisSmith)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삶의 가장 큰 비극은 모든 것을 소유하려는 데에 있다. 모든 비극의 씨앗인 집착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죽을 때에 다 놓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