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북으로 가려던 수레가 남쪽으로 가다라는 고사성어 북원적월(北轅適越)

박남량 narciso 2020. 2. 21. 11:20


북으로 가려던 수레가 남쪽으로 가다라는 고사성어 북원적월(北轅適越)



청(淸)나라 때 장조(張潮)가 유몽영(幽夢影)에서 한 말이다.

"東西南北(동서남북)  一定之位也(일정지위야)  前後左右(전후좌우)  無定之位也(무정지위야)
동서남북(東西南北)은 일정한 방위지만, 전후좌우(前後左右)는 일정함이 없다."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북두칠성(北斗七星)은 항상 북쪽 하늘에 뜬다. 사람들이 이것으로 방향을 가늠한다. 어디서나 그렇고 언제나 그렇다. 전후좌우(前後左右)는 좀 다르다. 내 앞은 마주 선 사람의 뒤이고, 내 왼편은 그의 오른편이다. 수시로 바뀐다. 문제는 이 둘을 착각할 때 생긴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귀양 가 있던 벗 김기서(金基敍)에게 보낸 편지(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택선고집(擇善固執)함은 그 선택함이 본래 정밀하기 때문이요, 만약 애초에 선택이 잘못되었는데도 굳게 지키는 것만 덕으로 여긴다면 북원적월(北轅適越)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요."

택선고집(擇善固執)은 좋은 것을 가려 굳게 지킨다는 뜻이다. 굳게 지키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게 잘못되면 지킬수록 헤매게 되고 마침내 영 딴 곳에 도착하게 된다. 북원적월(北轅適越)은 북쪽으로 수레를 몰면서 정작 남쪽 월나라로 가려하는 어리석음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하는지라 적응이 쉽지 않다.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바꿔야 할 것과 바꿔서는 안 될 것을 자주 혼동하니 문제다. 사람들은 반대로 한다. 바꿀 것은 바꾸고 바꾸지 말아야 할 것만 바꾼다. 제대로 똑바로 나름대로 해야 한다.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 실린 다산(茶山)의 편지에서 전해지는 고사성어가 북원적월(北轅適越)이다.

북원적월(北轅適越)이란 북으로 가려던 수레가 남쪽으로 가다라는 뜻으로, 선택이 잘못 되었는데도 그것을 고집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제대로 똑바로 나름대로 해야 한다는 충고의 말이다. <꽃사진: 매자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