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봉숭아 / 박영숙 꽃시

박남량 narciso 2009. 7. 23. 15:59

 

     봉 숭 아


     박 영 숙


     긴 여름
     태양을 향하여
     젖 몽우리 서듯
     수줍었던 그리움

     할머니 손톱 물들이고
     엄마 손톱 물들이던
     발그레했던 처녀적 꿈

     언젠가 찐하게 물들였던
     첫사랑 그리움은
     꽃잎에 맺힌 이슬로 포개어져

     열손가락 손끝마다
     피물 들어
     석고상 되어버린
     회상에 물든 마음 뒤척이며

     애기 입술 같은
     꽃잎 곱게 빚어
     열 손톱 발갛게 부푼 가슴에 물드는 봉숭아
     딸의 고운 꿈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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