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믿음은 거울과 같아 한번 깨어지고 나면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8. 7. 20. 14:58


믿음은 거울과 같아 한번 깨어지고 나면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중국 전국 시대의 정(鄭)나라에 도가(道家) 사상가로 열자(列子)가 있습니다. 노자(老子 BC604-BC531)의 뒷 시대이고, 장자(莊子 BC369-BC286)보다 앞 시대의 도가(道家)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저서인 열자(列子)의 설부편(說符篇)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人有亡鈇者 (인유망부자)
意其鄰之者 (의기린지자)
視其行步竊鈇也 (시기행보절부야)
顔色竊鈇也 (안색절부야) 言語竊鈇也 (언어절부야)
動作態度 (동작태도) 無爲而不 竊鈇也 (무위이부 절부야)
我而拍其 谷而得其鈇 (아이박기 곡이득기부)
他日復見 其鄰人之者 (타일복견 기린인지자) 動作態度 無似竊鈇者 (동작태도 무사절부자)

어떤 사람이 소중한 도끼를 잃어 버렸습니다. 어디서 잃었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웃님 소년의 태도가 수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소년이 훔쳐간 것이 아닐까 하여 유심히 살펴보니 자신을 피하는 듯 보이고 도끼를 훔쳐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안색을 살펴보아도 도끼를 훔쳐 간 것으로 보이고, 말투를 보아도 도끼를 훔쳐간 것으로 보이고 소년의 동작이나 태도 어느 것 하나 훔치지 않았다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그 소년이 훔쳐간 것이라고 단정해 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골짜기에서 잃어 버린 도끼를 찾았습니다. 그 후 이웃집 소년을 보니 어느 모로 보나 도끼를 훔칠 소년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제 마음인 것 같아도 생겨나는 의심에는 자기 마음대로 되지를 않습니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의심은 끝간 데 없이 꼬리를 물고, 다시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거울과 같아 한번 깨어지고 나면 붙이기가 어렵고 아물어진 듯 보여도 앙금은 남겨져 언제인가 되살아날 수 있는 불씨와도 같습니다.

스스로를 믿는 자는 남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자는 남도 의심한다고 하였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의 부족함에는 관대하나 상대의 허물에는 냉정하기 그지 없습니다. 상대의 허물을 보았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여야 할까요. 성경에서는 사랑하고 용서하고 허물을 드러내기보다는 덮어주라고 하십니다. 이 말은 사랑하면 복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잘못을 덮어 주는 이는 사랑을 키우고 그 일을 거듭 말하는 자는 친구를 멀어지게 한다" (잠언 17,9).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마태 6,14-15) <꽃사진: 펜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