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법률

모욕에 관한 법리를 설시한 사례

박남량 narciso 2009. 9. 17. 17:42

모욕에 관한 법리를 설시한 사례

임대인이 임차인 거주의 원룸 문 앞에서
임차인이 욕실 수도를 계속하여 틀어 놓아
수도세가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계량기 확인을 위해 문을 열어 달라고 주장하는
임대인의 요구에 임차인이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호간에 다툼이 있던 중 다른 사람 등이 있는 자리에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야 이 꼴통새끼야, 이 십새끼야,
니는 애비, 애미도 없냐, 니 방에서 반드시 내쫒고 말거다”라고
욕설을 하여 공연히 임차인을 모욕하였다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모욕에 관하여 법리를 설시한 사례를 알아 봅니다.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1433 판결 -
-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917 판결 -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어떤 말이 특히 모욕적인 표현을 포함하는
판단 또는 의견의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였습니다.

위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임차인의 진술이 유일하다고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임대인은 검찰에서 이 사건 당시 임차인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고
‘너는 부모도 없냐’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 욕설을 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항소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이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증인으로 출석하여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나이 쳐 먹은 늙은이가’, ‘병신 같은 놈’ 등의 욕설을 하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당신 같은 아들이 있다. 말이 좀 심한 것 아니냐’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임차인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임대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도8915 판결 -

임대인이 임차인의 욕설을 듣고 말하였다는 ‘너는 부모도 없냐’는
취지의 표현으로 인하여 임대인의 기분이 다소 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너무 막연하여 그것만으로 곧바로 임대인의 명예감정을 해하는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위와 같은 취지의 말에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주택임대인이 수도요금이 과하게 많이 나오자
수도를 불필요하게 계속 틀어놓은 것으로 의심되는 임차인에게
수도계량기의 확인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진 점,
그 과정에서 당시 33세에 불과한 임차인이 59세의 임대인에게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도덕관념에 비추어
연장자로서는 듣고 있기 어려운 욕설을 먼저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임대인의 정당한 요구에 대하여
참기 어려운 욕설로 응대한 임차인에 대하여
연장자로서 임차인의 불손한 태도를 꾸짖은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그러한 언사는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임차인의 임대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