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망집(妄執)에서 근심과 두려움이 생깁니다

박남량 narciso 2018. 9. 6. 16:57


망집(妄執)에서 근심과 두려움이 생깁니다



길에서 우연히 탁발승과 마주치게 된 왕은 동방의 관습대로 자비를 베풀기 위해 탁발승에게 말했습니다.
"소원을 말해보라."

그러자 탁발승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 종에게 소원을 부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오."

크게 노한 근위병이 탁발승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감히 어떻게 그런 무례한 말을 왕 앞에서 할 수 있단 말이냐? 합당한 이유를 말하지 못할 시는 네 목이 당장 날아갈 줄 알라."

조금도 동요됨이 없는 탁발승은 조용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내게는 종이 한 명 있는데 그는 당신 왕의 주인이오."

"그게 누구냐?"
"두려움이라는 매이지요." 탁발승의 대답이었습니다.


있지도 않은 것을 마치 사실인 양 믿거나, 이치에 맞지 않게 허황된 생각을 하는 것을 망상(妄想)이라고 합니다. 망상(妄想)을 버리지 못하고 고집(固執)하는 일을 망집(妄執)이라고 합니다. 잘못된 집착. 즉 망령(妄靈)된 집념(執念)이라는 말입니다.

망집(妄執)에서 근심이 생기고 망집(妄執)에서 두려움이 생깁니다. 맹자(孟子)는 한 국가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위정자는 화(和)를 중요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서경(書經)에 윤집궐중(允執厥中)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진실로 그 가운데를 집으라는 뜻으로 단순한 진영논리와 특정 이념에 매몰되어 상대에 대해 배타적이고 편협성을 띄어 개방화된 세상에서 왜곡된 신념체계에 바탕한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들에게 포용과 배려의 필요조건인 중용(中庸), 중도(中道)의 정신이 필요함을 깨우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