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뜰에서의 가르침

박남량 narciso 2015. 6. 20. 09:21


뜰에서의 가르침





공자의 제자인 진항(陳亢)이 공자가 자기 아들은 어떻게 교육을 했을까 하고 궁금했다. 어느 날 공자의 아들 백어(伯魚)에게 물었다.

『당신은 선생님의 아들이시니 우리들과는 다른 가르침을 받으셨을 터인데 그것을 일러 주실 수 있겠습니까?』

백어(伯魚)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다만 이전에 아버님께서 혼자 계실 때 제가 종종걸음으로 뜰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시더니 아버님께서 『시경(詩經)을 읽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닙니다.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아버님께서,

『시경(詩經)을 읽지 않으면 인정과 도리에 통하지 않아 바르게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러나와 시경(詩經)을 공부했습니다. 그 뒤 또 어느 날은 뜰 앞에 서 계시는 아버님 앞을 달리듯 지나쳤더니 이번에는,

『예(禮)를 배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아직 배우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예(禮)를 배우지 않으면 남의 앞에 나설 수가 없다.』라고 이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제서야 예(禮)를 배웠습니다. 저는 그 두 마디를 아버님으로부터 들었을 뿐입니다.』

공자의 정훈(庭訓)은 가정 교육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가르침이란 어떤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우선 가르치는 아버지와 배우는 아들 사이의 신뢰가 눈에 띄게 드러난다. 그리고 정성이 돋보인다. 그리고 무언의 실행이 두드러진다. 유태인의 아이들은 아버지를 나의 아버지이자 선생이라고 부르는 것이 습관으로 되어 있다. 아버지라는 의미의 헤브라이어에는 교사라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탈무드에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른 면에서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노인이 뜰에 묘목을 심고 있었다. 마침 나그네가 지나가다가 그것을 보고 "언제쯤 그 나무에서 수확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70년 뒤쯤 될까." 나그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오래 사실 생각이십니까?" 하고 또 한번 질문했다. 노인은 잘라 말했다. "아니오. 내가 태어났을 때 과수원에 가득히 열매가 열려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심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나도 같은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