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꽃 피고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박남량 narciso 2015. 6. 22. 10:28


꽃 피고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 있다




키케로의 말이다. 『먹거리가 육체에 대하여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듯이 배움은 정신에 대하여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그렇다. 배운다는 것은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가 모르고 있던 사물에 대해서 남이 하는 것을 그대로 본받을 수도 있고, 남이 하는 것을 내 마음에 새겨 내 나름대로 깨달을 수도 있다. 이야기 채근담(미리내공방)에서 얻어 나누는 학문보다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학문이 최고이며 세상에서 자기 실력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며 자만에 빠져있는 노인이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은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탔다. 뱃사공은 아직 앳된 소년이었다.

배가 출발하자 노인은 나무숲을 그윽이 바라보며 소년에게 물었다.

『얘야, 저 숲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

『아니요, 저는 그저 나무와 풀과 새들이 어우러져 있는 것이 숲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인은 소년이 딱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너는 인생의 반의 반을 잃은 셈이란다.』

강의 한복판에 이르자 노인이 다시 소년에게 물었다.

『너는 이 지구의 오묘한 이치를 알고 있느냐?』

소년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지금까지 노만 저었지 그런 것은 생각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오, 딱하구나. 그렇다면 너는 인생의 반을 잃은 셈이란다.』

노인은 아까보다 더욱 측은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때 갑자기 소년이 큰 소리로 외쳤다.

『소용돌이예요. 어서 강물로 뛰어드세요!』

노인이 놀라 앞을 보니 아닌 게 아니라 저만치에서 큰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 노인은 낯빛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강물로 뛰어들라고? 나는 수영을 못하는데!』

그러자 소년이 노인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그래도 강물로 뛰어 드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할아버지는 인생의 전부를 잃게 되거든요.』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자한편(子罕偏)에서 배움의 길로 들어선 많은 사람들을 꽃나무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싹으로 꽃피지 못하는 것도 있으며, 꽃피고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있구나.』라고 하였다.  배우는 것이 편협되면 그 사람은 자연히 편협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배움에 있어 그 뜻을 독실하게 하지 않으면 배움은 하찮은 모래성을 쌓는데 불과할 뿐이다. 채근담에 실린 글을 새겨볼 일이다.『矜高妄傲(금고망오) 無非客氣(무비객기) 降伏得客氣下(항복득객기하) 而後正氣伸(이후정기신) 情欲意識(정욕의식) 盡屬妄心(진속망심) 消殺得妄心盡(소살득망심진) 而後眞心現(이후진심현) 뽐내고 건방진 것은 객기(客氣)가 아닌 것이 없다. 객기(客氣)를 물리친 뒤에야 정기(正氣)가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정욕(情慾)과 분별(分別)은 모두가 망상이다. 이러한 마음을 없앤 다음에라야 참된 마음이 나타난다.』<꽃사진: 산딸나무>

http://blog.naver.com/narcci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