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이야기
동백나무는 다른 말로 산다화(山茶花)라고도 하며 춘학단(椿鶴丹)이라고도 부른다. 여심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꿀을 좋아하는 참새보다 작은 새인 동박새가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게 해주고 동백나무는 동박새에게 꿀을 제공하여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조매화(鳥媒花)이다.
동백꽃으로 동백꽃 목욕을 하였다는 풍속이야기도 있다. 동백꽃을 우린 물로 목욕을 하면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습속은 없어졌다고 한다. 동백기름으로 여인들의 머리단장에 사용하였으며 등잔의 불을 밝히거나 식용유로 사용하기도 했다.
동백나무는 많은 열매를 다는 까닭에 다자다남(多子多男)을 상징하게 되었고 여자의 임신을 돕는 것으로 믿었다. 그래서 동백나무 막대기로 여자의 엉덩이를 치면 그 여자는 남자아이를 잉태할 수 있다는 미신을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이때의 막대기를 묘장(卯杖) 또는 묘추(卯鎚)라고 한다.
이 막대기에 묘(卯)자가 들어가게 된 까닭은 한나라 때의 고사에서 연유한다. 중국 한나라 때 관리들이 재액을 막기 위해 허리에 차고 다녔던 단단한 나무망치의 장식품이 강묘(岡卯)이다. 한나라 중반 때 미신을 이용해서 왕의 자리에 오른 왕망은 뒤에 가서 유수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유수는 광무제가 된다. 이때 백성들은 힘으로 왕의 자리에 오른 유(劉)씨를 좋아하지 않았다. 유(劉)라는 글자는 묘(卯), 금(金), 도(刀)의 세 글자로 파자되는데 여기에서 백성들은 연상되는 묘일(卯日)을 싫어하고 묘일에는 강묘라는 망치를 허리에 차고 나쁜 귀신을 쫓아 버려야 한다는 미신이 생겼다.
그래서 동백나무는 귀신을 쫓아 그릇된 것을 바로 세우는 염원이 담긴 것이었는가 하면 행운을 바라는 연장으로도 사용했다. 동백꽃은 꽃잎이 벚꽃처럼 날리지도 않고 장미처럼 시들지도 않는다. 동백나무의 꽃은 꽃잎이 지기 전 통째로 떨어진다. 뚝 떨어지는 까닭에 불길함을 상징하며 마치 사람의 유언처럼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썩어가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나 정신의 분리를 표상하며 동백꽃 떨어지는 것을 여인의 눈물과 비유하기도 한다.
이른 봄의 눈 속에서도 불타는 듯 붉게 피는 동백꽃은 묵화와 시 그리고 노래 등에 자주 소재로 등장한다. 신석정 시인의 빙하에서 동백꽃이 떨어진다. 빗속에서 동백꽃이 시나브로 떨어진다고 읊었으며 바다에게 주는 시에서는 동백꽃이 자꾸만 웃어대는 고 빨간 입술이 예뻐 죽겠다고 읊었으며 오동도엘 가서에서는 동백꽃 떨어지는 소릴 들을거나 오동도엘 가서 동백꽃보다 진하게 피맺힌 가슴을 열어 볼거나 라고 읊기도 하였다.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 하였던 노래의 가사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빨갛게 멍이 들었소 하여 동백꽃이 비유적으로 등장한다. 동백꽃과 관련된 노래로는 동백 아줌마, 아주까리 동백꽃, 동백엘레지 동백꽃순정, 울고 있는 동백꽃, 동백꽃 처녀 등이 있다.
국악에서도 동백꽃이 등장한다. 가세 가세 동백꽃을 따러 가세 십오야 둥근달이 온 천하에 비쳤을 제 우리 꽃잎은 수줍다고 얼굴을 돌리네 고개를 숙이네 동백타령에 등장한 동백꽃이다. 그리고 동백꽃과 관련된 민요로는 동백아 열지마라 산골에 큰 애기 떼난봉난다의 청양지방의 민요와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마라 건너집 숫처녀 다놀아난다의 강원도 아리랑 등이 있다.
프랑스 뒤마의 소설 춘희의 원래 제목이 동백꽃을 들고 있는 부인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유명해진 비올레타가 비극의 여주인공으로 동백꽃이 비극의 꽃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서 주인공인 점순이는 소작인의 아들인 소년을 끌어안고 동백꽃 향기 속으로 파 묻힌다. 동백꽃은 사춘기에 접어든 산골 청소년들의 순박한 사랑을 표상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우리 민족의 전래적인 감정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배경으로 지주의 딸과 소작인의 아들의 사랑을 그려 토속적미학과 해학미를 보여준다.
동백나무의 전설로는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아내의 사랑 동백꽃 죽은 소녀의 넋이 있는 동백산 전설 성주는 동백나무가 되고 두 아들은 동박새가 되었다는 동백나무와 동박새의 이야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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