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돈을 위해서 살지 말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박남량 narciso 2015. 10. 23. 11:42


돈을 위해서 살지 말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우리 속담에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데 돌아보면 우리는 그것을 거꾸로 할 때가 많습니다.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은혜는 물에 새겨 금방 잊어 버리고 마음에서 버려야 할 원수는 돌에 새겨 두고 두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은혜를 새기고 늘 감사하며 살아가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탈무드의 위대한 스승 랍비의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유태인이 근심에 찬 표정으로 랍비에게 하소연을 하러 찾아왔습니다.

『랍비님,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벌써 40년 동안이나 사귀는 사이랍니다. 함께 학교에 다녔고, 같은 여자를 좋아했으며 함께 먹고, 같이 마시며, 함께 들과 산을 다니는 등 무엇이든 함께 행동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다음부터는 사람이 아주 변해 버렸습니다. 이제 길에서 만나도 인사는 고사하고 저 따위는 전연 모르겠다는 태도로 지나치곤 합니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도저히 견디어 낼 수 없다고 하소연하였습니다. 랍비는 한참 생각한 후에 수염을 쓰다듬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리로 와서 창 밖을 내다 보시오. 무엇이 보이나요?』
『나무가 보입니다. 나무가 또 하나 보입니다. 어린이가 놀고 있습니다. 사나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쪽에서 마차가 한 대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이번에는 이 거울 앞에 와서 들여다 보시오. 무엇이 보이나요?』
『저 밖에는 안 보이는데요.』

그러자 랍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로 그런 것입니다. 인간이란 돈이 없을 때에는 창문 유리와 같아서 무엇이나 보이지요. 그런데 돈이 좀 생기게 되면 유리 뒤에 수은을 칠한 것 같이 되는 까닭에 이미 자기밖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장자(長子) 외물편(外物篇)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전자소이재어 득어이망전) 통발은 고기를 잡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고기를 잡으면 통발은 잊고 만다』 필요할 때는 소중히 사용하고는 필요하지 않으면 함부로 하여 잊어 버린다는 말입니다. 도랑 건너고 지팡이 버린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성경에도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부자가 되더니 자기를 만드신 하느님을 저 버리고 제 구원의 바위이신 분을 업신여겼습니다. (신명 32,15) 올챙이 시절을 잊은 것입니다. 『옛날을 기억하고 대대로 지나온 세월을 생각해 보아라. 아버지에게 물어보아라. 알려 주리라. 노인들에게 물어보아라. 말해 주리라』(신명 32,7) 모세의 노래를 부르며 그 가사를 통하여 옛날을 잃어 버리지 않도록 하십니다.

돈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올바른 생각을 가지라고 충고하는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믿음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1티모 6,10).
『돈 욕심에 얽매여 살지 말고 지금 가진 것으로 만족하십시오』(히브 13,5).

돈이 세상을 돌아가게 합니다. 그러나 돈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에 대하여 노르웨이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아르네 가르보르그(Arne Evenson Garbor 1851-1924)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식은 살 수 있지만 식욕은 살 수 없고, 약은 살 수 있지만 건강은 살 수 없고, 푹신한 침대는 살 수 있지만 잠은 살 수 없고, 지식은 살 수 있지만 지혜는 살 수 없고, 장신구는 살 수 있지만 아름다움은 살 수 없고, 화려함은 살 수 있지만 따뜻함은 살 수 없고, 재미는 살 수 있지만 기쁨은 살 수 없고, 지인은 살 수 있지만 친구는 살 수 없고, 하인은 살 수 있지만 충직함은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