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다가올 일이 칠혹의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더라도 두려워할 것은 없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7. 7. 28. 14:47


다가올 일이 칠혹의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더라도 두려워할 것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을 살펴보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을 가지고 걱정하고, 하찮은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는 수가 많습니다. 심지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문제를 가지고 걱정하며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문제 삼아 큰 일을 망치게 하는 것은 아닙니까.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처 없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만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한 여인이 어느 신부님을 찾아가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신부님, 갖가지 문제들 때문에 너무나 힘듭니다. 산 너머 산이라고 문제 하나가 해결도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걱정, 근심이 떠날 날이 없어요. 제발 고민 없는 삶을 한번 살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신부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걱정, 근심도 없고 고통도 없으며, 문제 또한 전혀 없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곳에 데려다 주겠소. 날 따라 오시오."

이러더니 신부님은 그 여인을 데리고 어느 공동묘지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짖고 서 있는 여인에게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걱정, 근심도 없고 고통도 없으며, 문제 또한 전혀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다들 죽었으니까 더 이상 고민할 게 없는 사람들이죠. 문제가 없는 삶이야말로 문제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문제가 없는 삶이야말로 문제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없는 삶이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한 어느 누구에게도 걱정과 근심, 고통과 시련, 문제가 없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더 이상 당신 자신을 모질게 다그치지 마십시오. 다만 타인의 욕구를 먼저 들어주느라 철저하게 외면당한 채 당신의 긴 그림자 속에 숨어 혼자 울고 있을 또 다른 당신에게 '너는 지금 괜찮으냐고 잘 살고 있느냐고' 화해의 악수를 내밀 때가 된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서산대사가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시 한 귀절입니다.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 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꽃사진: 클레로덴드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