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못이라는 안중지정
당나라 말엽의 혼란기에
여룡절도사로 하북 지방에서 용맹을 날린
유인공의 부하장교 조재례라는 사람의
이야기에 나오는 것으로
그는 백성에게 긁어모은 돈으로
권력자들을 매수하여 삼대에 걸쳐 각지의
절도사를 역임한 간악한 사람이었습니다.
송주 절도사로 있을 때
주민들을 총동원하여 깃발을 휘두르고
밭으로 나와 일제히 피리를 불고
북을 울려 적을 몰아낸 지혜를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그는 송주에서 실컷 긁을 대로 긁어낸 다음
영흥절도사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이 소문을 듣고 기뻐한 것은 송주백성으로서
놈이 우리 송주를 떠난다니
마치 눈에 박힌 못을 뺀 것처럼 쉬원하구나
하면서 서로 위로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고
미리 좋아한 이 한 마디 때문에
큰 환난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백성들의 이같은 소문을 들은 조재례는
욕 먹은 앙갚음을 할 생각으로
일 년만 송주에 더 있게 해 달라고 조정에
청을 하였는데 조정은 조재례의 뇌물에
놀아났기 때문에 이를 승낙하였습니다.
조재례는 즉시 관내 주민들에게
집집마다 일년 안에 돈 일 천전을 바치게
하고 이를 발정전(拔釘錢)이라 했습니다.
풀이하면
눈에 박힌 못을 빼려거든 일천전을 내라.
그러면 내가 깨끗이 떠나주마.라는
노골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안중지정(眼中之釘)은
안중정(眼中釘)이라고도 하며
원래는 눈에 박힌 못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를 말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눈엣가시 같은 놈이라고 할 때와
마찬가지로
보기싫은 사람을 가리켜 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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