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남의 억측만큼 무책임한 것은 없다

박남량 narciso 2013. 6. 25. 16:01


남의 억측만큼 무책임한 것은 없다




조조는 오두미도(五斗米道)의 제3대 장천사(張天師)인 장로(張魯)를 토벌하기 위해 양주로부터 성도를 거쳐 진군하여 양평성에 당도하였다. 성체를 공격하였지만 손쉽게 돌파하지 못한 채, 조조 편의 손해가 크고 저항하는 양평성에는 좀처럼 도달할 수 없었다. 그때 조조가 한 말이다.

조조는 양주의 순찰관과 무도에서 항복한 병사들이 입을 모아
'장로를 공략하기는 쉽다.
양평성은 남북이 모두 산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지키기 어려우니까'
라고 말하는 것을 믿고 그 말이 옳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지에 와 보니 이야기를 듣던 것과는 판이하여
공략하기 어려운 지형이었다. 조조는 자기도 모르게 투덜거렸다.
'남의 억측만큼 무책임한 것은 없군.' (魏志 / 張魯傳 / 松本一男 - 에세이 삼국지)


일본에 지진이 왔을 때의 일이다.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스마트폰을 들고는 '우리나라에도 방사능이 바람타고 왔다'고 소리쳤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많은 학생이 동요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체험한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 않는가. 진위여부가 가려지지 않은채 유도하고 안내하여 국민을 우롱하고 휘말리게 하지 않았을까? 수많은 정보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떠한 뉴미디어도 정보를 선별해 주지 않으며, 인간이기에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는 정보의 시대이다. 뉴스, 영화, 텔레비젼 등등 범람하는 정보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정보는 중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범람하는 정보 가운데에는 단순한 억측도 있고 유언비어에 지나지 않는 것도 있다. 혹은 고의로 흘린 헛소문도 있다. 옥석(玉石)이 뒤섞인 상태에 놓여 있는 게 정보라는 말이다. 수많은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이 정보들 속에서 옥을 가려내고 돌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일은 나의 책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