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란 자신과 이웃을 향해 따뜻한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 각본가인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와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어느 날 프레베르는 길거리서 맹인을 봤습니다. 그는 "연금도 받지 못하는 맹인입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든 채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인은 잠시 멈춰서 얘기를 나누며 이것 저것 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얼마나 범니까? 행인들이 잘 도와주던가요?"
그러자 맹인이 대답했습니다.
"별로 신통치 않아요. 몇 푼 쥐여주는 사람도 가끔 있지만, 대개는 눈길도 안 주고 그냥 가던 길을 가지요."
시인은 맹인에게 말했습니다.
"그 팻말 좀 잠깐 줘보실래요?"
맹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팻말을 건넸습니다. 시인은 팻말을 받아 거기에다 뭐라고 적었습니다. 다음 날, 시인은 다시 맹인 앞을 지나면서 물었습니다.
'지금은 수입이 어때요?"
맹인이 대답했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돈을 벌기는 생전 처음이에요."
프레베르가 팻말에 써준 문구는 이것이었습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그것을 볼 수 없군요."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마주하면 사람들은 마음을 엽니다. 회의와 의심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믿음이 들어섭니다. 맹인의 구걸 통을 풍성하게 만들어준 접근법에서 우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더 잘 받아들이게 만드는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설득이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상대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적을 알지도 못하고 일방적인 설득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꽃사진: 천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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