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꽃의 여왕 빨간 장미와 향수 이야기

박남량 narciso 2007. 3. 16. 00:40


꽃의 여왕 빨간 장미와 향수 이야기


 


옛날에 돈은 많지만
인색한 향수 장수가 있었습니다.
너무 인색해서 향수를
가족들도 못 쓰게 할 정도였습니다.
이 사람에게는 로사라고 하는
마음씨 착한 딸이 있었는데
로사는 자기 집에서 일하는
바틀레이라는 청년을 사랑했습니다.

 

 
바틀레이는
아침마다 정원의 꽃으로 향수를 만들어
가장 좋은 것으로만 한 방울씩
로사에게 몰래 갖다주었습니다.
몇 해 동안 반복되어
로사의 향수 단지가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나라와 싸움이 벌어져
바틀레이는 싸움터로 가게 되었습니다.
로사는 슬픔을 참으며 바틀레이가 떠난 후에도
그를 위해 가장 좋은 향수를
한 방울씩 간직해두었습니다.
향수병이 다 차기 전에 싸움은 끝났습니다.

 

 


싸움에 나갔던 용사들이 모두 돌아왔지만
바틀레이는 유해가 담긴
작은 상자로 돌아왔습니다.
로사는 슬픔에 겨워
지금까지 모두 모았던 향수를
그의 유해에 뿌리며 울었습니다.

 


이때 인색한 아버지는
비싼 향수를 마구 뿌리는 딸을 보고 놀라
홧김에 향수에 불을 붙였습니다.
가엾은 로사는 향수와 함께 타죽고 말았고
그녀가 타 죽은 자리에
빨간 장미 한 송이가 피어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