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주술
주술이라 함은 초자연적 존재나 신비적인 힘을 빌려 여러 가지 현상을 일으켜 길흉을 점치고 화복을 가져오게 하는 행위라고 하는데 신앙이라고 볼 수는 없다. 주술적 행위는 예로부터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심리적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사랑을 얻기 위한 행복한 사랑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불과하므로 맞다라고 할 수는 없다. 꽃에도 사랑과 운명을 결정하는 신비한 꽃 주술이 있다. 누구나 믿고 싶은 꽃에 관한 주술적 사연을 살펴본다.
옛사람들은 9월 9일 중양절에 산이나 들로 나가 국화주에 국화전을 부쳐 먹으면 그 해 액을 면하는 것으로 알았으며
농촌에서는 이팝나무의 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들고 꽃이 적게 피거나 시들면 흉년이 든다고 하여 꽃이 필 무렵에는 정갈한 마음으로 이팝나무 밑에서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연인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백합 한 송이를 골라 비가 내린 후에 꽃빛깔을 살펴서 노란 빛이면 사랑이 불성실한 것으로 붉은 빛이면 성실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그리고 민들레 솜털을 입으로 불었을 때 솜털이 많을수록 상대방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연인의 마음을 판단하기도 한다.
호두는 사랑이 언제까지 계속될까를 판단하는데 두 사람의 이름을 쓴 호두를 각각 모닥불에 넣어 두 개 모두 불에 탄다면 두 사람의 사랑은 영원하다고 믿고 만약 어느 쪽인가 먼저 타버리면 안타깝지만 두 사람은 헤어진다고 생각한다.
양배추 밭에 나가 눈을 감고 한 포기를 뽑을 때 그 양배추가 큰가 작은가 굵은가 가는가에 따라 나타날 연인의 체격을 판단하고 양배추에 붙어 있는 흙의 양이 재산정도를 나타낸다고 믿는다.
좋아하는 사람은 많으나 누가 결혼 상대자일까 주저할 때 몇 개의 씨앗에 예상되는 연인의 이름을 쓰고 그것을 물에 적셔서 이마에 붙이면 가장 오래 붙어 있는 씨앗에 적힌 연인이 결혼상대자라고 믿는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덩굴로 묶은 동자꽃 다발을 모닥불에 던져 넣었을 때 제일 먼저 덩굴이 풀리는 사람이 가장 빨리 결혼할 수 있는 것으로 믿는다.
연애를 할 때는 뜰에서 자라는 파슬리를 자르면 안된다. 불길한 징조를 상징하기 때문이라나.
연인에게서 자스민 꽃을 받으면 머리카락과 함께 땋으면 사랑이 영원해진다고 믿는다.
로즈마리의 작은 가지에 와인을 적셔서 베게 밑에 두고 잠을 자면 그날 꾸는 꿈에 미래를 볼 수가 있다고 한다.
경주 오유리에서는 그곳에서 자라는 등나무의 꽃을 말려 금침 속에 넣으면 금실이 좋아지며 잎을 삶은 물을 마시면 벌어진 부부사이가 다시 좋아진다 하여 신혼부부의 자리 속에 등꽃을 말려 넣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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