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사에는 뜻이 없고 일신상 이익에만 마음을 쓴다는 고사성어 구전문사(求田問舍)
허사(許汜)와 유비(劉備)가 형주목 유표(劉表)와 함께 자리했는데, 유표(劉表)는 유비(劉備)와 함께 천하인(天下人)들에 관해 논했다. 위지(魏志) 여포장홍전(呂布臧洪傳)에 실린 글이다.
허사가 말했다. "진원룡(陳元龍)은 호해(湖海)의 선비이나 호기(豪氣)를 없애지 못했습니다."
유비가 유표에게 말했다. "허군(許君)의 견해가 옳습니까, 아니면 그릅니까?"
유표가 말했다. "그르다고 말하긴 이 사람이 빼어난 선비라 허언(虛言)은 하지 않았을 터이고, 옳다고 말하긴 원룡의 명성이 천하에 두텁구려."
유비가 허사에게 물었다, "그대에게 호기가 있다고 말하는데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허사가 말했다. "예전 전란을 만나 하비를 지나가다 원룡을 만났소. 원룡은 주인과 빈객의 예의도 없었으니 오랫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자신은 큰 상(床)에 누워있고 빈객인 나는 상(床) 아래에 있게 했소."
유비가 말했다. "그대는 국사(國士)라는 명성을 지니고 있소. 지금 천하에 대란이 일어 제왕이 그 거처를 잃었으니, 그대는 집안 일을 잊고 나라를 걱정하며 세상을 구할 뜻을 품어야 마땅하나, 求田問舍(구전문사)할 뿐 채택할 만한 견해조차 없으니 이 때문이 원룡이 그대를 꺼린 것이오. 무슨 까닭으로 그대와 대화하겠소? 나 같았으면 백척 누각 위에 누운 채 그대를 땅 위에 눕혀 놓았을 것이오. 어찌 다만 상(床) 위와 아래의 차이뿐이었겠소."
유표가 크게 웃었다. 이에 유비가 말했다. "만약 원룡처럼 문무(文武)와 담지(膽志)를 갖춘 자는 응당 고대에서 구할 뿐, 그와 비견될 자를 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後許汜與劉備並在荊州牧劉表坐, 表與備共論天下人. 汜曰: 陳元龍湖海之士, 豪氣不除. 備謂表曰: 許君論是非. 表曰: 欲言非, 此君為善士, 不宜虛言; 欲言是, 元龍名重天下. 備問汜: 君言豪, 寧有事邪. 汜曰: 昔遭亂過下邳, 見元龍. 元龍無客主之意, 久不相與語, 自上大床臥, 使客臥下床. 備曰: 君有國士之名, 今天下大亂, 帝主失所, 望君憂國忘家, 有救世之意, 而君求田問舍, 言無可采, 是元龍所諱也, 何緣當與君語? 如小人, 欲臥百尺樓上, 臥君於地, 何但上下床之間邪. 表大笑備因言曰: 若元龍文武膽志, 當求之於古耳, 造次難得比也.
삼국지(三國志) 여포장홍전(呂布臧洪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구전문사(求田問舍)이다.
구전문사(求田問舍)란 논밭을 구하고 살 집을 묻는다는 뜻으로, 자기 일신상의 이익에만 마음을 쓰고 국가의 대사에는 뜻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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