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유치란 한문의 묘미 - 김삿갓 이야기
김삿갓의 이야기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어느 더운 여름철
젊은 선비들이 개고기를
놓고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시를
짓는다고
마구 떠들어대고
있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김삿갓이 지나는
길에
말석에 앉아 한 잔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
형색이 초라해서인지 본 체도 않는
것입니다.
김삿갓은 약간 아니꼬운 생각이
들어
구상유치로군 하고는 일어나
가버렸습니다.
그
사람이 지금 뭐라고
했지?
구상유치라고 하는 것
같더군.
이리하여 김삿갓은 뒤쫓아 온
하인들에게
끌려 다시 선비들 앞으로
갔습니다.
방금 뭐라고 그랬지?
양반이 글을 읊고 있는데
구상유치라니?
하면서 매를 칠 기세를
보였습니다.
김삿갓은
태연히 내가 뭘 잘못 말했습니까.
하고
반문했습니다.
뭐라구. 무얼 잘못
말했느냐구?
어른들을 보고 입에서 젖내가 나다니
그런 불경스런 말이 어디 또 있단
말이냐?
선비들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그건 큰
오해십니다.
내가 말한 구상유치는 입에 젖내가
난다는
口尙乳臭가 아니라 개 초상에 선비가 모였다는
狗尙儒聚였습니다.
한문의 묘미라고
할까.
선비들은 그만 무릎을 치고
웃었습니다.
口尙乳臭란
말과 행동이 유치함을 일컫는 고사성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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