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고사성어 불념구악 과 기왕불구

박남량 narciso 2007. 12. 18. 09:20



불념구악(不念舊惡) 과 기왕불구(旣往不咎)

 


            백이·숙제가 지나치게 결백한 나머지
            불의로 천하를 얻은
            주나라의 곡식마저 먹을 수 없다 하여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다가
            굶주려 죽었다는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 백이에 대해 맹자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백이는 그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그 벗이 아니면 사귀지 않았으며
            악한 사람의 조정에 서지도 않고
            악한 사람과는 함께 말도 하지 않았다.
            악한 사람의 조정에 서거나 함께 말하는 것은
            마치 예복을 입고 예모를 쓴 채
            시궁창이나 숯검정 위에 앉은 것처럼 여겼다.
            악한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시골 사람들과 함께 하였을 때 그 사람의 갓이
            비뚤어졌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마치 더러운 것이라도 묻은 것처럼 생각했다.
            
            이렇게 백이는 결백하였으나
            남을 포용하는 마음은 좁았다.
            그러나 맹자는 그를 성인이라고 했다.
            다만 성인 가운데 깨끗한 사람이라고 했다.

           공자는 백이·숙제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백이와 숙제는 옛 악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원망이 적었다.

           그토록 결백하고 까다로운 백이와 숙제도
           지나간 날의 잘못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지나친 결백을
           그다지 원망스럽게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어제 비록 흉한 짓을 한 사람이도
           오늘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면
           반갑게 맞아주는 백이·숙제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을 어려워는 하였을망정
           미워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불념구악(
不念舊惡)으로서
           지나간 잘못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 있는데
           지나간 일을 탓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기왕불구(
旣往不咎
)이다.

           기왕불구가 의식적인 노력에서 나오는 아량이라면
           불념구악은 명경지수와 같은
           성자의 초연한 심정에서일 것이다.
           지나간 일을 두고 따지는 태도도 삼가야겠지만
           한 번 밉게 본 사람을
           언제나 같은 눈으로 대하는 것도 삼가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