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대왕의 이름은 응렴으로
왕위에 오르기 전
18세 때 국선이 되어 여러 곳을
다녔다.
헌강왕이 국선인 응렴을 불러
국선으로서
무슨
이상한 일을 본 일이 있는가
물으니
응렴이
대답하기를
신은 선행이 있는 세 사람을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남의 웃자리에 있으면서
겸손하여 남의 밑자리에 앉으니
이것이 하나입니다.
어떤 사람은 부자이면서도
검소한 생활을 하는 이가
있으니
이것이 둘입니다.
어떤 사람은 막대한 권력을
가졌으면서도
그 위엄을 부리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
이것이
셋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큰 인물임을
알고
나에게 두 딸이 있으니
그대의 아내로 삼으라
하니
집에 돌아와 부모에게 이 사실을
말하니
부모들이
기뻐하며
맏공주는 용모가 별로 예쁘지
않고
둘째공주는
아름다우니
둘째공주를 맞이하는 것이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렸을
때
모범사가 소문을 듣고
찾아와
두 공주 가운데 누구를 취하려는가
물으니
부모의 말씀을
전하니
맏공주를 취하면 반드시 세 가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니 내 말을 헛되이 듣지
말라
하니 응렴은 모범사의 말에
따라
맏공주를
취하겠다고 왕에게 밝혔다.
얼마 후 응렴이 맏공주와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한 지 3 개월 후 왕의 병이
위독하여
군신을 불러놓고 왕이
말하길
내 아들도 손자도 없으니 장사를 치른
뒤
마땅히 맏딸의 남편
응렴으로
왕위를 계승케 하라 하고 다음 날
죽었다.
응렴이 왕위에 오르니
경문대왕이다.
왕위에 오르니 모범사가 찾아와서
말하기를
제가 말하던 세 가지 좋은 일이
모두
성사되었습니다.
맏공주와 결혼하였기에 왕위에
올랐으니
이것이
하나이옵고
미모의 둘째공주를 취할 수
있으니
이것이
둘이며
맏공주를 취했기 때문에 전왕과
왕비가
기뻐했으니 그 셋이옵니다 하니 왕이
모범사에게 치하하며 벼슬을
내렸다.
날이 저물고 밤이 되면 뱀들이 떼를
지어
왕의 침전에 모여들어 왕이 잘
때마다
뱀의 혀가 나와 가슴까지 덮어
주었다.
궁인들이 공포에 질려 쫓으려
하면
뱀이
없으면 잠을 편히
못자니
쫓아
버리지 말라 하였다
하며
또 왕위에 오른 뒤부터 왕의 귀가
갑자기 길어져 나귀의 귀같이
되었다.
왕후나 궁인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고
오직 사모장 한 사람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남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는
왕명도 있고 해서 말을
못하였는데
왕이 죽게 되자 도림사 대숲에
이르러
사람 없는 곳에서 대나무를
향하여
우리 임금의 귀는 당나귀 귀같다고
소리치니
그 뒤부터 바람이 불면
대나무에서
우리 임금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는 소리가
들려
왕이 그 소리가 듣기 싫어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었더니 그 후부터는 우리 임금님의
귀는 길다라는 소리만 났다고 한다.
'역사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리왕과 황조가 (0) | 2006.06.07 |
---|---|
처용가와 망해사 (0) | 2006.06.06 |
꿈이야기로 왕이 된 원성대왕 (0) | 2006.06.02 |
신문대왕 과 만파식적 (0) | 2006.06.01 |
헌화가 와 수로부인 (0) | 2006.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