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개나리 전설을 읽으며 봄을 보내는 아쉬움을 달랜다

박남량 narciso 2004. 5. 3. 15:30

  개나리 전설을 읽으며 봄을 보내는 아쉬움을 달랜다

 

 

봄을 보내는 아쉬움을 여기에 그려본다.

이른 봄이면 온 세상을 꽃 물결로 만들어

아름다운 봄이 왔음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개나리.
휘늘어진 가지마다 청아한 자태를 풍기며 어김없이 노란 꽃을 피우는 개나리.

개나리 전설을 실어 봄을 보내는 아쉬움에 대신하고 합니다.

어느 부잣집에 중이 시주를 청하러 갔다.

부잣집 주인은 우리집에는 개똥도 없소 하면서 박대를 했다.
그러나 이웃의 가난한 사람은 정성껏 시주를 했다.
그러자 중이 짚으로 둥글게 엮어

곡식을 담는 데 쓰는 그릇 멱둥구미 하나를 만들어 주고는 사라졌는데,
그 속에서 쌀이 계속 쏟아져 나와 가난한 사람은 금방 부자가 되었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이웃의 부잣집 주인은 몹시 원통해 하면서

이듬해 그 중이 부잣집을 찾았을 때 쌀을 시주하였는데,
중은 역시 멱둥구미 하나를 만들어 주고는 사라졌다.
부잣집 주인은 멱둥구미를 열어 보았는데,

그 속에는 쌀 대신 개똥이 가득 들어 있었다.
주인이 놀라 그것을 울타리 밑에다 묻어 두었는데

거기에서 꽃이 피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이 꽃이 개나리라고 합니다.

개나리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예쁜 새는 얼마든지 사겠노라!

예쁘고 귀여운 새를 잡아오는 사람에게는 후한 값을 쳐 주고 많은 상도 주리라! 

새를 무척 좋아하는 공주가 있었습니다.

귀여운 새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노라면 시간 가는 줄도 배가 고픈 줄도 몰랐으며

새와 함께 있노라면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대궐 안은 세상의 진귀한 새들이 모두 모여

저마다 새장을 하나씩 차지하고 살았다.

벼슬아치들은 나라 일을 돌보기보다는 새를 기르는 데에 신경을 썼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니었다.

백성들은 헐벗고 굶주렸으며 나날이 원망의 소리만 높아갔다.

그러나 공주는 늘 마음이 허전했다.

특별히 주문해서 만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장 하나가 텅 비었기 때문이다. 새는 다 사들인 뒤라서 그런지 좀체 새로운 새가 잡혀오질 않아

그 새장을 볼 때마다 마음이 허전해지는 것이었다.

공주는 이 새장의 주인이 될 만한 새를 갖게 해 주는 사람에게는

많은 상금과 벼슬을 주겠으며

그런 새를 갖게만 된다면 대궐 안의 모든 새를 모두 날려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새 한 마리를 들고 공주를 찾아왔다.

공주는 노인이 가져온 새를 보자마자 넋을 잃었다.

그 새는 갖가지 색깔을 띤 깃털이 온 몸을 감싸서 아름다웠고,

노랫소리 또한 고왔다.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를 구한 기쁨에 약속을 지켰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새는 지저분해 지고 목소리마저 거칠어지는 것이었다.

새를 목욕시키자 깃털이 시커멓고 보기에도 흉칙한 까마귀로 변했다.

공주는 시름시름 앓다 숨을 거두어

공주의 넋이 새장에 붙은 금빛장식과 같은 꽃이 되었는데

그 꽃이 개나리라고 합니다.

밤개나리

 

소호집봄이 시작할 무렵 집 주위에 개나리 가지를 꺾어 심었다.

개나리의 꽃말이 희망이기에 삶에 희망을 가져볼까 하여 심었다.
화사한 봄 소식을 전해주는

가늘고 긴 줄기에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이 줄줄이 피는 개나리가 얼마나 좋은가.

이제 꽃이 지고 잎이 파랗게 돋아나 있다.

꺾어 심은 가지에 생명의 끈이 있는 가지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가지도 있다.
내년에는 집 주위에 개나리로 장식해 보려 하는데 내년이 기다려 진다.

 

'꽃과 설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류의 이야기를 아세요  (0) 2004.09.17
연꽃 이야기  (0) 2004.07.30
진달래꽃 전설을 들어 보시렵니까  (0) 2004.05.15
동백아가씨-동백꽃  (0) 2004.04.25
화무는 십일홍이라 했던가  (0) 2004.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