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의 <거문고 줄 고르기>

박남량 narciso 2016. 10. 14. 10:52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  <거문고 줄 고르기>



신윤복(申潤福 1758- ?)의 풍속화는 주변 배경을 설정하여 분위기와 인물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었으며 부드러운 필치와 감각적인 채색을 사용하여 조선 후기 활기찬 생활의 단면을 표현하였는데 이 그림은 기녀와 여인의 모습만을 따로 떼어 낸 듯한 그림입니다. 여속도첩(女俗圖帖) 중의 한 폭으로 기방에서 큰머리를 하고 한쪽에 장죽(長竹)을 든 채 거문고를 만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여인들의 한복의 소매폭은 넓습니다.
신윤복(申潤福)의 <사시장춘(四時長春)>에서 계집종이나 채용신(蔡龍臣 1848-1941)의 운낭자상(雲娘子象)에서는 여인의 한복 소매폭이 넓습니다. 이 그림에서 거문고 줄을 고르는 여인의 한복 소매폭이 가느다란 팔에 달라붙을 정도로 좁습니다. 그림 속의 여인의 소매폭이 가느다란 팔에 달라붙어 있다는 것은 기녀들이 몸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었을까요. 거문고 줄을 고르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일까요. 기녀들의 고단한 정과 서글픈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녀의 애타는 기다림을 아세요? 기녀들의 기다림은 운명이라기보다 숙명에 가까운 것이라고 합니다. 기녀들의 기다림의 끝은 행복이 아니라 더 쓰라린 설움의 눈물일 것입니다. 어우야담(於于野談)의 저자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의 말입니다. "기녀가 늙은 후에는 세 가지 텅 빈 것과 한 가지 남는 것이 있다." 라고 했습니다. 세 가지 텅 빈 것이란 집의 재산이 텅 비고, 몸이 텅 비고, 명성이 텅 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남는 것은 달콤한 말이라는 것입니다. 달콤한 말이란 기녀에게 부질없이 기다리게 만드는 그 누군가의 무책임한 약속과 허풍 썪인 약속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