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유숙(劉淑 1827-1873) <수계도(修禊圖)>
유숙(劉淑 1827-1873)은 조선 말기의 화원으로서 산수화를 비롯하여 꽃, 새 등을 정묘하고 아름답게 잘 그렸습니다. 문인들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풍류를 즐기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종종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에서 시를 짓거나 서예 글씨를 쓰거나, 혹은 그림을 그려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도 하였습니다. 그 광경을 그린 그림이 유숙(劉淑)의 <수계도(修禊圖)>입니다. <수계도(修禊圖)>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일까요?
맨 위쪽에 선비들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흑립을 쓰고 도포를 두르고 손에는 합죽선을 들고 있는 조선시대 선비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서로 오랜 만에 만난 듯 둘씩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 6명이 있습니다. 소나무 숲 아래 비스듬히 가로놓인 담장에는 사람이 드나드는 둥근 출입구가 뚫려 있습니다.
화면 가운데는 모임 장면으로 정자 앞에 모인 22명의 선비들이 탁자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둘러앉아 있습니다. 탁자 위에는 선비들의 상징인 '문방사우(文房四友)'가 놓여 있습니다. 문방사우(文房四友)는 종이, 붓, 먹, 벼루 네 가지를 친근하게 일컫는 말입니다. 선비들의 모습은 책을 펼쳐 읽고 있으며, 종이에 글을 쓰고 있으며, 두 세명씩 어울려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모임 왼편에는 동자가 차를 달이고 있어 모임의 흥을 돋우고, 시선은 바위에 걸터앉아 담소를 나누는 2 명의 선비를 지나 자연스레 건물의 지붕이 보이는 마무리 부문으로 이어집니다. 바위에는 두 선비가 바위에 등을 기대고 있습니다. 좋은 시를 생각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잠시 머리를 식히는 것일까요. 이들은 상상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실제 모임에 참석한 선비들을 그린 것입니다.
그림의 뒷편에는 이 날 모임에 참석한 선비 30명이 직접 쓴 시문까지 적혀있습니다. 유숙(劉淑)은 그림 중에 자신도 그림을 그리는 이로 등장하는데 엎드려 있는 선비라고 합니다. 유숙(劉淑)의 <수계도(修禊圖)>에 등장하는 인물의 얼굴 표정을 각각 다르게 묘사하였습니다. 참석자들의 얼굴을 보면 초상화처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등 인물의 특징에 따라 충실하게 묘사하였습니다. 이 그림은 30명의 선비가 모델이 된 기록화이며, 문인화(文人畵)라도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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