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나는 나비가 되십시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이며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계를 풍미하던 43세의 장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 1952-1997)로 인생을 자유롭게 즐기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후 뇌졸중이라는 불청객이 갑작스레 찾아와 그를 쓰러뜨렸다. 3주 후 그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마비가 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의 머리와 가슴은 자유롭게 활개를 치고 있지만 꼼짝도 하지 못하는 그의 몸 속에 갇혀 있다. 의식은 정상이지만 마치 환자가 내부로부터 감금당한 상태 즉 로크트 인 신드롬(Locked In Syndrome)이 그의 병명이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아무런 말도,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가 없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언어치료사는 이런 답답함을 해소해주기 위해 새로운 의사 소통 방법을 고안해 낸다.
새로운 의사소통 방법을 익힌 그는 자신의 책을 내기를 원했다. 얼마 후 그는 눈 깜빡임 신호로 알파벳을 지정해 글을 썼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새웠다. 그런 식으로 편집자인 클로드 망디빌이 알파벳을 읊조리고 그는 20만 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복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이다. 책 출간 일주일 만에 그동안 자신이 감금되어 있던 잠수복을 벗고 그토록 꿈꾸던 나비가 되어 자유로운 세상으로 날아갔다.
장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는 병과 싸워야했지만 특유의 냉소와 유머를 잃지 않았고 온 힘을 쏟아부어 그것을 표현했다. 그는 잠수복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연스런 들숨과 날숨을 가진 것만으로도 우리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불평과 원망은 행복에 겨운 자의 사치스런 신음이다. 어느 날 그는 50센티미터 거리에 있는 아들을 보고도 그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없어서 눈물을 쏟았다. 동시에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와 목에서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에 오히려 아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
그는 건강의 복을 모르고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많은 아침들을 생각하며 죄스러움을 금할 길 없었다. 그는 잠수복을 입은 것처럼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마음은 훨훨 나는 나비를 상상하며 삶을 긍정했다. 그는 말한다.
『혼수상태에서 벗어난 직후 휠체어에 앉아 산책에 나섰을 무렵 우연히 등대를 발견한 것은 길을 잃은 덕분이었습니다. 길을 잃어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등대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회는 위기 덕분이고, 일류는 이류
덕분이고, 고귀함은 고생함 덕분입니다.』
상처는 상급을 기약한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사는 길은 있다. 넘어진 곳이 일어서는 곳이다. 가장 절망적인 때가 가장 희망적인 때이고 어두움에 질식할 것 같을 때가 샛별이 나타날 때이다. 희망이 늦을 수는 있지만 없을 수는 없다. 별은 멀리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축복은 조금 멀리 있어 보일 때 오히려 인생의 보약이 된다. 늦게 주어지는 축복이 더욱 풍성한 축복이다.
꿈과 희망은
영혼의 날개이다. 내일의 희망이 있으면 오늘의 절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비극적인 일은 꿈과 희망을 실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실현하고자 하는 꿈과 희망이 없는 것이다.
꿈과 희망은 축복의 씨앗이고 행복의 설계도이다. 꿈과 희망을 품고 삶을 바라보자. 힘들다고 느낄 때 진짜 힘든 분들을 생각하자. 절망 중에서도 마음 속에 태양을 품고 온기를 느끼자. 바른 길로 이끄는 상처의 표지판을
긍정하며 내일의 희망을 향해 훨훨 나는 나비가 되자. 좋은 글에서 옮겨 희망을 위하여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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