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혼 에 서
서
글 / 정 규 화
친구야 저 산을 넘으면
어딜까
황혼이 마지막으로 넘고 있는
저 곳에는 우리가 흔하게 보았던
들국화가 무더기로
피어 있을까
우리도 저 산을 넘을 때는
한 번도 날아보지 못하고
새처럼 사뿐히 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 수 없을까
그리고 내 마음
두고 갈 만한 곳이 없다
우리가 살아오는 동안
너무 시끄러웠으나
정든 산하를,
정말 잊고 갈 수 있는가
황혼은 언제 봐도
그렇게
유연할 수 없는데
두고
봤지만
아무런 언질이 지금까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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