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새 와 연 꽃
이 세상살이에 회의를 품은 참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같이 먹이를 찾아다녀야 하는 삶이 괴로웠습니다.
또한 쫓겨 다녀야 하는 삶에 진저리가 났습니다.
세상은 혼탁해지고 공해와 더불어 다른
새들보다
한 톨이라도 더 먹으려 싸우고 속이고 속는 그런 것이 싫었습니다.
그는 스승 참새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
저는 이 세상살이가 싫어졌습니다.
너무나 치열하고 너무도 비참합니다.
어제는 제 친구가 농약이 묻은 벼를 먹고 죽었습니다.
며칠 전엔 또 한 친구가 사람이 쏜 총에 맞고
죽었습니다-
스승 참새는
물었습니다.
-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참새가
대답했습니다.
- 깊은 산에 들어가서 불쌍한 우리 참새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스승 참새는 그를 데리고 근처 연못으로 날아갔습니다.
연못은 위에서 흘러 들어온 흙탕물 때문에 검붉었는데
거기에
뿌리를 내린 연에서는 놀랍게도 꽃봉오리가 화사하게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스승참새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 보아라,
연꽃은
저 더러운 흙탕물에서 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히려 더러운 자기 터를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든다.
너도 이 험한 세상을 떠나 도피하려 하지 말고
주어진 그곳에서 살면서 네 터를 네 꽃밭으로 만들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