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풍란 이야기
지리산의 천왕봉 정상에는
성모신의 석상이 있습니다.
지리산의 산신은
성모신인 마야고입니다.
마야고는 사랑하는 반야를
기다리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나무껍질에서 실을 뽑아
베를 짜서 그 베로 옷을 만들어
반야가 나타나면 선물하기 위하여
천왕봉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름에 휩싸여 나타난 반야는
마야고의 앞을 스쳐
쇠별꽃 밭으로 가 버렸습니다.
마야고는 그녀를 쫓아가
잡으려고 하였으나
잡지 못하였습니다.
화가 난 마야고는 만들어 둔 옷을
갈가리 찢어서 버렸습니다.
옷가지들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나뭇가지에 걸려 나부꼈습니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은 마야고는
반야를 현혹시킨 쇠별꽃을
지리산에 피지 못하게 하고
천왕봉 꼭대기에서 성모신으로
자리잡고 말았습니다.
그 후
마야고가 찢어서 버린 옷의
실오라기들은 풍란이 되어
지리산에 서식하게 되었습니다.
난초는 여름의 신 화성을 상징하며
번창과 향락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연이란 한 포기 난초와 같은 것
인연의 싹은
하늘이 준비하는 것이지만
인연의 싹을 잘 지켜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순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인연을 중시여기는 오늘이시기를
지리산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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