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엇이 먼저라는 것 알고 있지 않는가?
『지위란 높은 나무를 타고 사방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의 말이다. 나무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는 것은 좋으나 바람이 불면 위험하다는 뜻으로 결국 실력도 없으면서 높은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욕심이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요즘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행태들이 파리와 다를 바가 있을까.
어쩌다가 꿀단지가 엎질러졌다. 창틀에 그 달디단 꿀이 흐르다가 고였다. 한 마리의 파리가 그 냄새를 맡고 멀리서 날아왔다. 파리는 욕심이 생겼다. 창틀에 엎질러진 꿀을 다 먹고 싶었다.
처음에 파리는 그 달콤함에 끌려서 먹기 시작했지만 차츰 그 꿀 자체에 빨려들기 시작했다. 어느덧 섬세한 날개와 발이 꿀로 범벅이 되었다. 파리는 웬만큼 배를 채운 후 자리를 옮겨서 다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발을 움직였지만 꼼짝하지 않았다. 여러 번 발과 날개를 잡아당겼지만 헛수고였다. 파리는 이제 도망가야겠다고 있는 힘을 다해 날개에 힘을 주었지만 날아오를 수가 없었다. 파리는 그 달콤한 꿀향기 속에서 죽어가야만 했다.
파리는 창틀 언저리에 흘러 떨어진 한 방울의 꿀이면 족하다. 분에 맞지 않은 욕심을 냈기 때문에 꿀향기 속에서 죽어가는 것이다.
세상 바뀌면 제 분수도 모른채 갈 자리 안 갈 자리 가리지 않고 피난 열차에 올라타듯 덤벼드는 염치없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소개하고 싶어 옮겼지만 중국의 현인 노자(老子) 도덕경의 말이 백미다.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故能爲百谷王 是以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是以聖人處上而民不重 處前而民不害 강과 바다가 수백의 산골짜기 물줄기의 복종을 받는 까닭은 그것들이 항상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 보다 높은 곳에 있기를 바란다면 그들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그들보다 앞서기를 바란다면 그들 뒤에 위치하라. 그와 같이하여 사람들 뒤에 있을지라도 그의 무게를 느끼지 않게 하며 앞에 있을지라도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느리라.』
낮은 벼슬자리에서 점차 높은 벼슬자리로 오른다는 행오발천(行伍發薦)이란 말이 있다. 행오발천(行伍發薦)한 사람이라면 디즈테일리의 교훈을 새겨봄 직하다.『가장 힘센 인간은 공적인 인간이 아니며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사적인 생활이다. 제군이 남의 입에 오르면 오를수록 힘이 약해진다. 공적 인간은 책임있는 지위에 있으며 책임있는 지위에 있는 인간은 바로 노예다.』 뒷짐짓고 독야청청한
척 점잖빼고 앉아 딴청 부리고 있는 사람들, 그들도 마찬가지다. 치국(治國)에 앞서 무엇이 먼저라는 것쯤 잘 아시지들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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