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가볍게 업신여길 때에는 반드시 패한다는 고사성어 경적필패(輕敵必敗)
한서(漢書) 위상전(魏相傳)에 실린 글이다. 기원 전 68년, 전한(前漢)의 선제(宣帝)가 서역(西域)의 차사국(車師國)을 정복하기 위해 시랑(侍郞) 정길(鄭吉)과 사마 희에게 출병을 명하자 두 사람은 대군을 이끌고 차사국(車師國)을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자 다급한 차사왕(車師王)은 개노국에 구원병을 요청했지만 개노국이 구원병을 보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항복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노국의 대신들은 차사국(車師國)에 구원병을 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왕에게 이르기를"차사국 땅은 기름지고 우리 땅과 가까우므로 언제 침략을 당할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 위기국면을 벗어나려면 승리감에 도취해 군기가 해이해진 적의 허점을 노려 기습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라고 진언했다.
이에 개노국왕은 이를 받아들여 즉시 기습공격을 감행해 점령군을 포위하고 곤경에 빠뜨렸다. 위기에 처한 전한(前漢)의 정길(鄭吉)은 즉시 선제(宣帝)에게 구원요청의 파발마를 보냈다. 그러나 구원병을 즉시 파병하려는 선제(宣帝)에게 재상인 위상(魏相)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극구 만류했다.
"驕兵必敗(교병필패) 자기 나라의 큰 힘을 믿고 백성이 많음을 자랑하여 적에게 위세를 보이기 위한 싸움 즉 교만한 군대가 그 위세를 뽐내는 것을 교병(驕兵)이라 하는데 이러한 교병(驕兵)은 필패(必敗)라고 했습니다." 이에 깊이 깨달은 선제(宣帝)는 자신도 교만했음을 뉘우치고 즉시 증병계획을 취소하고 내치(內治)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경적필패(輕敵必敗)이다.
경적필패(輕敵必敗)란 적을 깔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반드시 패한다는 뜻으로, 자만심을 갖지 말고 초심을 유지하라는 말이다. 한서(漢書) 위상전(魏相傳)에서 유래되는 驕兵必敗(교병필패)와 같은 말이다.
<꽃사진:립스틱 플랜트라는 트리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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