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 것 같지만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옛날에 평민들은 비단으로 된 옷을 입을 수도 없었을뿐더러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더구나 궁중에서 입는 옷은 평생에 한 번 볼까말까한 일이었다.
궁안에서 입는 옷을 한번만이라도 입어 보고 싶어하는 어떤 도둑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궁안에 몰래 숨어 들어가 옷과 보석을 훔쳐냈다.
진귀한 물건들이 도둑맞은 것을 안 왕은 날랜 병사들에게 도둑을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며칠 후 도둑이 잡혔다는 보고를 받은 왕이 도둑에게 물었다. 『궁중에 들어와 옷과 보석을 훔쳤느냐?』
도둑은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저는 이웃나라에서 온 부유한 상인인데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왕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물었다. 『가지고 있는 보석들은 너의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 보석함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말해 보라.』
도둑은 자신있는 어조로 말했다. 『보석함 속에는 다이아몬드가 3개, 루비가 3개, 사파이어가 7개 들어있습니다.』
왕은 도둑이 보석함을 열어본 거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보석함 속에 들어있는 보석들의 숫자는 도둑이 말한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당신의 보따리에는 무엇이 들어있는가?』 『옷입니다.』 『무슨 옷인가?』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평상시에 입는 옷입니다.』 『그렇다면 한번 입어보라.』
도둑은 보따리를 풀어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민의 옷이 아닌 궁중의 옷은 어딘가 모르게 입기가 무척 까다로웠다. 도둑이 입기는 했으나 누가 보아도 어색하고 불편해 보였다.
『자신의 옷을 입을 줄 모른다면 누가 그대의 옷이라고 하겠는가?』 왕은 그 도둑을 옥에 가두라고 명령하였다.
우리는 어떤 일에 대해 무척 자신있어 하고 많이 아는 듯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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