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모기 같은 작은 존재도
코끼리가 겁낼 만한 무서운 힘을 가졌다는
이솝의 우화를 가지고
막바지의 여름 한 낮을 꾸며 보려 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늘 자신에게 불평만 하는 사자에게
아주 멋있고 우람한 외모를 갖게 해 주는 한편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주어서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강한 힘을 지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사자는 또 이렇게 불평하는 것이었습니다.
"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님, 전 병아리가 무섭답니다. "
이에 프로메테우스가 말했습니다.
" 또 뭐가 불만이냐. 내가 줄 수 있는 한 모든 재능을
너에게 주었다. 그러니 너는 천하무적이다. "
" 알고 있어요. 그래도 난 바보 같아요.
난 대책없는 겁쟁이라고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너무 부끄러워요. " 사자가 투덜거렸습니다.
어느 날 사자는 지나가던 코끼리와
이런저런 잡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코끼리가 귀를 씰룩거리자
사자가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 왜 그래요? 잠시라도 귀를 가만히 놔둘 수 없나요? "
바로 그 순간에 모기가 코끼리의 머리에 앉았습니다.
" 아이고, 봤어요? 저 시끄러운 곤충을 보아요.
저 모기가 내 귀로 들어오면 난 끝장이 날 거예요. "
코끼리가 말을 하자 사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당신 말을 듣고 보니 나야말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 같군요. 덩치 큰 당신이 모기를 두려워하는 걸 보니
내가 병아리를 두려워하는 것도 그리 부끄러운 것만은 아니군요.
그래도 병아리가 모기보다 더 크고 무서운 존재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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