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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花史)
화사는 삼국사기 열전의 설총조에 수록되어 전하는
설총의 유문인 화왕계를 번안한
이조 시대의 가전체 소설로서 한문소설이다.
작가 임제는 조선 명종 선조 때의 문신으로서
그는 예조병랑의 벼슬을 지냈으나
당시 선비들이 동서로 나뉘어 다투는 것을 개탄하고
벼슬을 버리고 명산을 찾아 다니면서
비분강해 속에 여생을 마쳤다.
그는 벼슬에 있으면서 숱한 일화를 남겼는데
서도병마사로 임명되어 부임하는 길에
황진이의 묘에 제사를 지내고 시조 한 수를 지어
부임하기도 전에 파직 당한 일화 등이 유명하다.
겨울을 도나라에 비유하고
도나라의 열왕 매화가 죽으니
매화의 동생 악이 영왕으로 등극하여
여러 식물을 신하로 삼아서 나라를 다스리게 된다.
영왕은 성품이 검소하여
처음에는 정사가 청명하였다.
그러나 소인 옥형(오얏나무)을 승상으로 삼고
양귀인(버드나무)을 사랑하면서
사치와 향락에 빠진다.
변방의 오랑캐(벌)를 필두로
각지에서 난이 일어나더니
부하에게 죽임을 당하여 왕조가 망한다.
다음으로 모란을 맞이해서
나라 이름을 하로 고치고 문왕이라고 하니
하의 문왕(모란꽃)은
문치에 힘써 기구를 정비하고
인재를 적소에 등용하여 문화가 부흥하였다.
왕이 권귀(바람)의 딸 소녀를 왕비로 취하자
어진 신하들이 소녀의 간사함을 경계하였으나
듣지 않아 왕은 소녀에게 독살당한다.
건국한 지 5년만에 멸망하고 만다.
그 다음 연꽃을 맞이해서
나라 이름을 당이라 하고
왕이름을 명왕이라고 하나 태평하였다.
그러나 당의 명왕(연꽃)은 국방을 등한히 하고
윤회의 설법에 빠져 정사를 그르쳤다.
이 역시 불교를 믿다가 5년만에 망하고 만다.
3대 4왕의 흥망 성쇠가 무상함을 생각하니
슬플 뿐이지만 꽃의 성실성과 정직성을
예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매화, 모란, 연꽃 등을 왕국의 군왕으로 삼고
계절에 따라 피는 여러 화초와 초목들을
신하와 백성으로 의인화하였으며
여러 제도, 인명, 지명 등을 모두 꽃과 관련된
글자들로 모아 중국 역대 역사에 비유하여
국가의 흥망성쇠를 묘사하고 있어
자전체 소설로서 가장 뛰어난 우화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작이다.
특색은 중요한 대목 밑에 사신왈이라 하여
역대 왕정의 성쇠와 신하들의 행실이 미치는
인과응보관계를 비유적으로 형상화하여
당대 현실사회의 부정을 풍자하고
이상사회를 희망하는 작가의식을 반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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