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이놈과 선생

박남량 narciso 2005. 8. 19. 08:07

 

이 놈 과   선 생

 

 




            옛날에 나이 지긋한 백정이
            장터에서 푸줏간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백정이라면
            최하층 천민 계급이었습니다.

            어느날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습니다.

            첫 번째 양반이 말했습니다.

            -야, 이놈아 ! 고기 한 근 다오-
            -예, 그러지요-
            그 백정은 대답하고 고기를 떼어주었습니다.

            두 번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이지만 나이가 있어
            함부로 말을 하는 것이 거북했습니다.
            그래서 점잖게 부탁했습니다.

            -이 보시게, 선생. 여기 고기 한 근 주시게나-
            -예, 그러지요, 고맙습니다-

            그 백정은 기분 좋게 대답하면서
            고기를 듬뿍 잘라주었습니다.

            첫 번째 고기를 산 양반이 옆에서 보니
            같은 한 근인데도 자기한테 건네준 고기보다
            갑절은 더 많아 보였습니다.

            첫 번째 양반은       
            몹시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따졌습니다.

            -야,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왜 이 사람 것은
            이렇게 많고,내 것은 이렇게 적으냐-

            그러자 그 백정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그거야 손님 고기는「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 선생이 자른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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