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거하여 자유롭게 살고 있음을 가리키는 고사성어 동산고와(東山高臥)
진(晉)나라 때 사안(謝安)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허난성 진군(陳郡) 양하(陽夏) 태생으로 젊었을 때부터 재능과 식견이 뛰어나 조정에서 불렀으나 매번 사양하고
초야에 묻혀 살았다. 국내에서는 문벌 세력이 서로 다투고 북쪽에서는 전진(前秦)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등 당시의 정치 상황이 출사(出仕)하기에 알맞지 않았기 때문에 세속적인 권력이나 부귀를 등지고 살았다.
사안(謝安)은 회계군의 동산(東山)에 집을 짓고 아름다운 그곳의 산수에 묻혀 왕희지(王羲之), 지둔(支遁) 등과 어울리며 시를 짓고 술을 마시는 등 풍류를 즐겼다. 그러다가 나이 40에 이르러 문벌 세력을 제압한 정서대장군(征西大將軍) 환온(桓溫)이 사마(司馬)의 직으로 청하자 마침내 그의 휘하에 들어가 후에는 이부상서(吏部尙書)의 요직에까지 진급하였다.
그러나 환온(桓溫)이 제위를 넘보려 하자 이를 저지하고 그 때문에 잠시 관직을 물러났다. 사안(謝安)이 동산(東山)으로 돌아가기 위해 당시 진(晉)나라의 수도인 신정(新亭)을
출발하려고 하자 조정의 관리들이 모두 전송을 나왔다. 그 자리에서 당시 중승(中丞)의 자리에 있던 고령이란 사람이 연회를 베풀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자주 조정의 뜻을 어기고 東山高臥 동산에 높이 누워 있었소. 이때 사람들은 안석(安石)이 세상으로 나올 수 없다면 장차 백성들의 고통은 어찌하리라고 했소. 오늘 백성들은 장차 당신의 고통을 어찌하리라할 것이오.』
사안(謝安)이 동산(東山)에 있을 때는 모두 나라를 위해 나오지 않음을 걱정했는데 그가 다시 돌아간다니 그 마음의 고통을 어쩔 것이냐 하는 말이다. 이와 같이 동산고와(東山高臥)란 세속을 피해 마음 편하게 초야에 묻혀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유하는 말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의 언어편(言語篇)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동산고와(東山高臥)이다.
동산고와(東山高臥)란 동산에
높이 누워 있다는 뜻으로 은거하여 자유롭게 살고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동산(東山)은 저장성(浙江省) 회계(會稽)에 있는 산 이름이고, 고와(高臥)란 세상을 피해 평화롭게 숨어 사는 것을 말한다.<사진: 다대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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