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의 방황자구산수도(倣黃子久山水圖)

박남량 narciso 2019. 1. 29. 11:49


우리 미술관 옛그림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 1843-1897) 방황자구산수도(倣黃子久山水圖)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 1843-1897)의 화제(花題)가 방황자구산수도(倣黃子久山水圖) <황공망을 본받은 산수화>라는 그림입니다. 장승업(張承業)은 그림 기법과 준법 또한 끊임없이 공부했습니다. 날마다 마치 그림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모든 정신을 그림에만 쏟았습니다. 그의 산수화에서 나뭇잎 스치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을 의심없이 믿을 정도로 사람들은 그의 일취월장한 실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황공망을 본받은 산수화>도 그런 칭찬을 받은 그림입니다. 장승업(張承業)은 이 그림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림 위, 아래에 글도 써 놓았습니다.

산수화를 감상하는 순서는 가로로 긴 그림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세로로 긴 그림은 아래에서 위쪽으로, 읽듯이 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의 아랫부분은 잔잔한 강물 위에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너는 조그마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뒤를 따르는 하인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작은 언덕, 다시 작은 다리가 펼쳐집니다. 그 위로 무성한 숲이 있고, 멀리 높은 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습니다. 숲속에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그 위에 사찰처럼 보이는 건물도 있습니다. 그림 속의 주인공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傍黃子久墨法 吾園 張承業(방황자구묵법 오원 장승업)
吾園擬黃子久意(오원의황자구의)

중국 원나라 화가인 황공망의 그림을 모방하여 그렸다. 오원 장승업
오원은 황공망의 뜻을 이해하고 헤아린다.

중국 화가인 황공망(黃公望 1268-1354)의 그림을 모방해서 그렸다는 내용입니다. 조선 시대의 모방은 단순히 베껴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배울 때 사용하던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을 본떠 그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중요한 교육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장승업(張承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이 그림과 비슷한 황공망(黃公望)의 작품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