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홍도(金弘道 1745 - 1806) <자리짜기>
아내는 무명을 짜기 위해 물레로 실을 뽑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양반들은 대부분 육체적 노동을 기피했지만 조선 후기 들어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양반이 많아지면서 일하는 양반들이 생겨났습니다. 사방관(四方冠)을 쓴 양반이 자리를 짜는 모습을 그린 김홍도의 풍속화입니다.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남자들이 평상복에 착용하는 모자의 일종은 정자관(程子冠)입니다. 정자관(程子冠)은 뿔을 이층, 삼층으로 '山' 자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방관(四方冠)은 조선 시대 사대부나 유생, 선비들이 한가히 집에 있을 때 쓰던 관으로 사각형입니다. 사방관(四方冠)은 양반이 아니면 쓰지 못합니다.
이 그림을 살펴보면 조선 시대의 한 가족이 그려져 있습니다. 젊은 부부와 어린 아이 한 명으로 단촐한 가정입니다. 아버지는 자리를 짜고 어머니는 물레를 돌려 실을 뽑고 어린 아이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오른쪽 아랫부분의 자리를 짜는 양반입니다. 당시 아버지의 위치를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돗자리와 자리의 구분을 하시는 것도 그림을 보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돗자리는 베를 짜듯 날줄을 미리 걸어 두고 바디를 움직여 짭니다. 한편 자리는 고드랫돌에 날줄을 감아두고 왕골 가닥을 더하고 고드랫돌을 앞뒤로 옮겨가며 짭니다. 이 그림에서 고드랫돌이 보이니 자리짜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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