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홍도의 <융봉취하(融峯醉下)>

박남량 narciso 2017. 1. 13. 10:32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홍도(金弘道 1745-1806 )  <융봉취하(融峯醉下)>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眼) 중 융봉취하(融峯醉下)는 축융봉(祝融峯)에서 취해 내려오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 중앙에 복건을 쓰고 책을 든 채 절벽 위에 서서 길게 읊조리고 있는 사람이 주자(朱子)입니다. 주변의 사람들은 사문(斯門)과 문하(門下)일 것입니다. 앞장 선 사람들이 뒤돌아서서 주자(朱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호남성(湖南省) 서북에 있는 봉우리가 축융봉(祝融峯)으로 형산(衡山)의 72봉(峯) 중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합니다. 약칭으로 융봉(融峯)이라고 합니다.  봉우리 아래 구름이 솟는 것을 보고 가슴이 트인 남송(南宋)의 주자(朱子)가 탁주 삼배를 하고 더욱 호쾌한 기분이 되어  醉下祝融峯作詩(취하축융봉작시)  술에 취해 축융봉(祝融峯)을 내려오면서 시(詩)를 한 수 읊었다고 합니다.

醉下祝融峯(취하축융봉) - 朱子(주자)

我來萬里駕長風(아래만리가장풍)
絶壑層雲許震胸(절학층운허진흉)
濁酒三杯豪氣發(탁주삼배호기발)
朗吟飛下祝融峯(낭음비하축융봉)

취해서 축융봉을 내려오다 - 주자(朱子=朱熹)

내가 만리 길을 바람타고 왔는데
끊어진 계곡 겹친 구름 가슴을 뒤흔드네
탁주 석 잔에 호기가 일어
낭랑하게 시 읊으며 날아가듯이 축융봉을 내려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