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홍도의 송하취생도(松下吹笙圖)

박남량 narciso 2016. 11. 2. 13:01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송하취생도(松下吹笙圖)>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의
 송하취생도(松下吹笙圖)는 노송이 정면을 차지하고 있는데 솔잎은 성글고 늙은 소나무 줄기의 거친 표현이 신선과 함께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듯하여 선인송하취생도(仙人松下吹笙圖)라고 소개하기도 합니다. 

차분한 자세로 소나무 아래에 앉아 생황을 부는 신선은 사뭇 유연한 정취입니다.  오른쪽 상단에 회화적인 아름다움까지 보이는 제발(題拔)의 내용은 중국 청(淸) 나라 때 만든 전당시(全唐詩)책에 실린 8세기 당나라 시인 나업(羅鄴)의 생황시(笙篁詩)의 일부이다.

"筠管參差排鳳翅(균관삼차배봉시)  月堂淒切勝龍吟(월당처절승룡음)  봉의 날개같이 들쭉날쭉 대나무관  용의 울음보다 처절하게 월당을 울리네"

이 그림에서 용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용의 울음보다  처절하게 월당을 울리네'하면서 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늘로 치솟은 노송의 껍질이 용의 비늘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위쪽의 작은 가지 하나가 용의 머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용머리를 그리면서 나뭇가지인 양 슬쩍 지나간 화가의 재취인 것이 아닐런지요.

당나라 시인 나업(羅鄴)의 생황시(笙篁詩)


筠管參差排鳳翅(균관삼차배봉시)  月堂淒切勝龍吟(월당처절승룡음)  
最宜輕動纖纖玉(최의경동섬섬옥)  醉送當觀灩灩金(취송당관염염근)
緱嶺獨能征妙曲(구령독능정묘곡)  嬴台相共吹清音(영대상공취청음)
好將宮征陪歌扇(호장궁정배가선)  莫遣新聲鄭衛侵(막견신성정위침)


봉의 날개같이 들쭉날쭉 대나무관  용의 울음보가 애절하게 월당을 울리네
섬섬옥수 가볍게 움직이리니  취하여 드리는 넘실대는 술잔을 보시라
구령에서 홀로 묘한 곡조 잘 하였고  영대에서 함게 맑은 소리 불었다지
궁징의 음조로 부채노래 짝하기 좋으니  낯선 소리로 어지러운 정위음악 만들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