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계관만추도(鷄冠晩雛圖)

박남량 narciso 2018. 10. 4. 14:02


우리 미술관 옛그림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 계관만추도(鷄冠晩雛圖)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의 계관만추도(鷄冠晩雛圖)입니다. 말그대로 맨드라미와 그리고 어미 닭과 함께 있는 병아리가 그려져 있는 그림입니다. 하늘에는 잠자리 한 마리가 맴을 돌며 평화스러운 한낮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그림은 소소한 정취보다는 장엄한 기세가 압도적인데 이 그림은 은근한 감성으로 소재와 기법이 서정적이고 섬세하여 여성적인 느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맨드라미가 피어 있는 마당에서 어미닭과 병아리가 한가로이 노니는 이 그림은 평화로운 농촌 풍경화가 아니라 더 높은 관직으로의 출세를 기원하는 그림입니다. 수탉의 볏은 모양이 관모(冠帽)를 닮아 벼슬이라 칭하고 계관(鷄冠)이라 합니다. 그리고 맨드라미는 꽃 모양이 닭볏 같다고 해서 한자로 계관화(鷄冠花)라고 합니다.

이 그림은 닭(鷄冠)과 맨드라미(鷄冠花)가 나란히 놓여 있지 않고 위 아래로 그려져 있다는 것은 관상가관(冠上加冠)이라 하여 벼슬 위에 벼슬을 얹는다는 뜻으로 더 높은 관직으로 올라감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맨드라미와 닭을 그릴 때는 맨드라미와 닭을 옆으로 배치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위아래로 배치하여 그려야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