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우둔한 자의 입술은 싸움을 일으키고 그의 입은 주먹질을 부른다

박남량 narciso 2016. 2. 17. 11:39


우둔한 자의 입술은 싸움을 일으키고 그의 입은 주먹질을 부른다



말은 귀한 것입니다. 귀한 것인 만큼 아끼고 가꿀 필요가 있습니다.우리는 말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말은 살아 있는 자만이 향유할 수 있는 기쁨이며 재산입니다. 그런데 말이 소음과 다름없이 다루어지고 있는 세태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헐뜯는 말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해가 되어 돌아옵니다. 말은 입에서 나가는 순간 다시는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당신이 내뱉은 경솔한 말 한 마디가 언제 어떤 방법으로 보복의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허샨(何山)의 《천년의 철학》에서 '부메랑'으로 소개된 글입니다.


어느 젊은 여자가 고해성사를 하기 위해 신부를 찾았습니다. 신부는 그녀가 누구인지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 대해 떠들기를 좋아해 여기저기 근거 없는 말을 퍼뜨리고 다녔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그녀가 퍼뜨리고 다닌 말은 결국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신부가 말했습니다.
『자매님께서 다른 사람에 대해 경솔하게 말한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죗값을 치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요. 지금 시장에 가서 살아 있는 새를 한 마리 사십시오. 그리고 성 밖으로 나가 한 발짝 걸을  때마다 새의 깃털을 하나씩 뽑아 자매님이 지나간 길에 뿌리세요. 절대 멈추지 말고 새의 깃털을 모조리 뽑을 때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그 일을 마치고 나서 다시 제게 오십시오.』

신부가 말을 마치자 젊은 여자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참나, 특이한 벌도 다 있네.』

그래도 그녀는 신부가 하라는 대로 새를 사서 성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깃털을 하나씩 뽑아 자신이 지나온 길에 뿌렸습니다. 몇 시간 후 일을 마친 그녀는 다시 신부를 찾아왔습니다.

『시키는 대로 했어요.』

『자매님, 그 일은 단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두 번째 할 일을 알려드리지요. 다시 성 밖으로 나가 자매님이 걸었던 길의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깃털을 전부 다 주우세요.』

『하지만 신부님, 그건 불가능해요. 이미 바람 때문에 사방에 흩어져 멀리 날아간 것도 있을 거예요. 모든 깃털을 다 주울 수는 없다구요.』

『그래요. 자매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자매님이 평소에 퍼뜨리고 다닌 소문은 어떻습니까? 자매님 입에서 나온 근거 없는 말들은 또 어떻구요? 그 말들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깃털처럼 사람들의 입을 거쳐 결국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말지요. 그때 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자매님은 어떠신가요? 한 번 뱉은 말을 고스란히 주워담을 수 있었던가요?』

『아뇨.』

『그렇다면 나쁘고 근거 없는 소문을 말하고 싶을 때는 입을 꼭 다무세요. 길거리에 해가 되는 깃털들을 마구 뿌리고 다니시면 안 됩니다.』

말은 가볍게 내면 거짓말이 되기 쉽고, 말을 번거롭게 너무 많이 하면 어지러히 흩어져 조리를 잃게 됩니다. 말을 앞뒤 생각 없이 멋대로 지껄인다면 그 말은 결국 푸념이며 헛소리가 되어 남의 귀에 거슬리게 되고, 내 입에서 말이 거슬리게 나가면 저쪽에서 오는 말도 도리에 거슬려 돌아옵니다. 사람은 자기가 뿌린 것을 거두는 법입니다(갈라 6,7). 상처를 주면 상처로 돌아오고 희망을 주면 희망으로 돌아옵니다.

『모든 화는 입에서 나온다. 일체 중생의 불행한 운명은 그 입에서 생기고 있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이며 몸을 찌르는 칼날이다.』
석가모니의 말씀입니다. 성경에서도 사람들에게 입조심을 경계하며 이렇게 가르칩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오히려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마태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