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옹고집전(擁固執傳)
옹고집전은 이조 영,정조 시대에
판소리 계열의 각본으로 제작된 것을
소설화한 듯한 풍자소설로
풍자와 해학으로 엮은 권선징악을 주제로 내세운
작자와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서
판소리는 전승되지 않는다
옹진골 옹당촌에 옹고집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심술이 사납고 인색하여 천하의 둘도 없는 수전노다.
또한 고집은 세어서 걸인이나 중이 구걸을 하면
후려갈겨 내쫓기가 일쑤일 뿐 아니라
팔순이 넘은 노모마저 냉구들에 누워있으나
불도 때 주지 않고 약 한첩 지어주는 법 없는
천하의 불효자식이다.
이를 보다 못한 월출봉 취암사의 도사가
옹고집을 혼내 주려고 초인을 만들고 부적을 붙이니
영락없는 옹고집이 되었다.
도사는 옹고집이 잠시 집을 나간 사이
가짜 옹고집을 진짜 옹고집에 보내어
주인 행세를 시키면서 하인들을 호령케 하였다.
이러한 줄을 모르고 잠시 후
진짜 옹고집이 들어와 보니
저와 똑같은 인물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이렇듯 둘은 서로 내가 진짜 옹고집이라 하면서
시비가 벌어지게 되어 송사까지 하였으나
도사의 신통술로 말미암아 원님까지도
가짜 옹고집을 진짜 옹고집으로 판정을 내렸다.
가짜 옹고집은 득의만면하여 집에 돌아와서는
진짜 옹고집의 아내와 아이들을 거느리고 살았다.
진짜 옹고집은 갖은 고생을 다하면서
잘못을 뉘우쳐 회개하였으나
별 수 없어 자살하려고 산중으로 들어가니
절벽에 한 도승이 나타나 만류하였다.
그 도승은 취암사의 도사로써
진짜 옹고집을 충고하고 부적을 주니
집에 와보니 가짜 옹고집은 간 데가 없고
초인만이 누워 있었다.
옹고집 부부는 이로부터 참회하는 동시에
독실한 불도가 되었다는 줄거리이다.
옹고집전은 흥부전과 함께
악덕 서민 부자에 대한 일반 서민들의 반감을
기반으로 한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소설로 볼 수 있으며
이 소설은 실존하는 옹고집과 허구의 옹고집이
박진감있게 펼쳐져서 읽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고 어색함이 없는 작품이다.
흥부전이 우애를 주제로 하였다면
이 소설은 웃음의 문학 같은 효과를 지니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심술 많고 인색한 성격
극단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며
사회 윤리를 무시하는 내용들이
흥부전의 놀부와 옹고집전의 그 인간형이 비슷하고
그 실마리도 비슷하다. 그러나 놀부보다는
옹고집이 자살을 결심할 만큼 용기를 가진 점으로 보아
훨씬 개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