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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영웅 명림답부와 좌원대첩
명림답부는 고구려 사람으로
백성을 학대하는 거친 임금 차대왕을 없애고
신대왕을 옹립하여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잡은
고구려 역사상 첫 국상으로 알려져 있다.
고구려 역사에 있어 을지문덕의 살수대첩과
양만춘의 안시성 대첩이 알려져 있으나
명림답부의 좌원대첩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명림답부의 좌원대첩이란
국상인 명림답부의 책략으로 좌원언덕에서
한나라 군사와 말 한 필도 살려주지 않고 격파시킨
고구려와 한나라의 전쟁을 말한다.
한나라 현도 태수 경림이 반란을 일으켰으나
군사력이 막강하여 조정으로서도 함부로 다룰 수가
없는 실정이라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선에서
사태를 수습하였으나 그 뒤로도 고초를 겪고 있던 중
한나라가 대군을 일으켜 고구려 국경을 넘었다.
임금은 신하를 불러 놓고 맞서 싸울 것인지
아니면 지킬 것인지를 의논했다.
신하들은 나가 싸우지 않으면
우리가 겁을 낸다고 하여 자주 침략을 할 것이니
나가 싸우는 것이 옳을 것이라 했다.
이때에 명림답부가 말하기를
" 이기는 자는 주인이 되고 지는 자는 노예가 되는
전쟁입니다. 전쟁은 입만 가지고 싸우는 것도 아니며
힘과 두뇌의 싸움입니다.
한나라는 국토가 크고 백성이 많은데다가
지금 굳센 군대가 멀리 와서 싸우니
그 칼날을 당해 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들에게 허리를 굽힌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군사력이 있으면 마땅히 나가 싸워야 할 것이지만
군사력이 없으면 깊숙이 들어가 지켜야 하는 게
전술이요 전략입니다.
지금 한나라 군사들은 천 리 길에서 군량미를 운반해
왔기 때문에 오래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성 밑에 삥 둘러 깊은 골을 파고
거기에 물을 채워 놓고 성안에서 버틴다면
그들은 반드시 한 달 이상을 견디지 못하고
굶주림과 피곤함 때문에 돌아가고 말 것입니다.
그들이 물러갈 때 우리는 군사들을 동원하여
뒤를 추격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이 그렇게 여겨 성 밖에 골을 파게 하고
강물을 끌어 그리로 흐르게 하였다.
이것을 해자라고 하는데 적의 접근을 막으므로
성문을 닫고 굳게 지키니
한나라 군사들이 공격하였으나 이기지 못하고
한 달쯤 지나자 한나라 군사들이 굶주림에 시달려
고구려 성 밑에 몰려와 먹을 것을 애원하는 실정이었다.
한나라 장수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밤을 타 몰래 물러날 준비를 했다.
명림답부는 그들의 형편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하게 알고 있었으며 스스로 군사를 이끌고
좌원 땅으로 나가 도망가는 한나라 군사들을 물리쳤다.
기록에 의하면 이 전쟁에서 한나라 군대는
사람은커녕 말 한 필도 살아 돌아가지 못하였다고 한다.
왕이 크게 기뻐하여 명림답부에게
좌원과 질산을 주어 식읍을 삼게 하였다.
이것이 요령성 좌원 언덕에서 일어났다고 하여
좌원대첩이라고 한다.
적의 침략을 물리친 고구려는 그 뒤로 국경이 조용하여
태평 세월을 누리니 둘째 아들 남무를 태자로 봉하니
이가 슬기와 판단력을 골고루 갖춘
고구려 제 9 대 임금 고국천왕이 된다.
태자를 봉한지 3년 후에
명림답부는 숨을 거두니 그의 나이 113세였다.
왕은 친히 가서 슬퍼하고
칠일 동안 아침마다 여는 궁중회의를 열지 않았으며
예를 갖추어 질산에서 장사를 지내고 묘지기 20호를
두어 명림답부의 무덤을 지키게 하였다고 한다.
고구려 역사상 신하로서 그보다 더한 대우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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