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로구나 - 햄릿의 첫 독백

박남량 narciso 2013. 5. 23. 08:25


햄릿(Hamlet)의 첫 독백





아, 너무나 더러운 이 육체, 차라리 녹고 녹아 이슬이나 되어 버렸으면!

아니면 하느님이 자살을 금지하는 율법을 정하지 않으셨더라면!

아, 하느님, 하느님,


세상만사가 다 지겹고, 진부하고, 시시하며 쓸데없구나.

에이, 이 더러운 세상은 잡초만 무성히 자란 정원,

온갖 저속하고 속된 것들만 우글거리는구나.....

겨우 한 달 만에.....  아예 생각을 말자.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로구나!
Frailty, the name is woman!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수학 중이던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선왕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을 듣고 덴마크로 돌아온다.

숙부 클로디어스는 햄릿에게 왕이 궁정 정원에서 낮잠을 자다가 독사에게 물려 사망했다고 전한다. 너무나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비통함에 빠진 햄릿에게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아버지가 돌아가진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어머니 거트루드 왕비가 아버지의 동생이자 햄릿의 숙부인 컬로디어스와 재혼을 한 것이다.

변절한 어머니 거트루드 왕비는 아버지의 죽음보다 햄릿을 더 비통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어머니와 숙부의 성급한 결혼에 충격을 받은 햄릿은 삶의 부조리함에 회의를 느끼며 세상에 대한 회의와 죽음에 대한 동경을 드러내는 첫 독백이다.

햄릿은 세계나 인생을 불행하고 비참한 것으로 보며 개혁이나 진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염세주의에 빠져 이 세상을 온갖 음흉하고 더러운 것들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