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여인의 마음도 뒤흔들 성싶은 오셀로의 주옥같은 대사
알렉상드르 마리 콜랭(프랑스 화가)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1829
그 여자의 아버지는 저를 사랑해서 이따금 집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제 삶에 대한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해를 거듭한 전쟁과 성으로 쳐들어간 이야기, 승패의 상황을 물었죠.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 일부터
그 직전의 일까지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습니다.
기막혔던 재난, 바다나 싸움터에서 일어난 무시무시한 사건,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구사일생한 이야기,
잔인한 적의 포로가 된 후 노예로 팔려
몸값을 갚기 위해 여러 나라를 헤매던 이야기,
썰렁한 굴, 또는 인적이 끊어진 들판, 험한 바위 언덕
그리고 하늘 높이 솟은 산이나 큰 바위, 이런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또 서로 잡아먹은 식인종 이야기,
어깨 밑에 목이 달린 인종의 이야기도 데스데모나는 몹시 듣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집안일로 호출되었을 때는 재빠르게 해치우고 돌아와서는
제 이야기를 정신없이 듣곤 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고 언젠가는 제 삶을 처음부터 계속해 듣고 싶다는
말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랫서 저는 어렸을 때 고생하던 이야기를
꺼내어 그녀를 울렸습니다.
이야기가 끝난 후 그녀는 한숨을 내리쉬고
원 그런 딱한 일이 ..... 차라리 듣지 말걸 하면서도
하늘이 그런 남자를 자기한테 내려 주셨으면 했습니다.
그러고는 저한테 고마워하며 만일 제 동무 가운데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저와 같은 경험담을 하도록 하라고 그러더군요.
그러면 자기는 그 남자를 사랑하겠다고요.
그래서 저는 힘을 얻어 저의 마음을 고백했던 것입니다.
여자는 제가 고생한 것을 동정하고 저를 사랑해 주었습니다.
저 역시 저를 진심으로 애틋하게 여기는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사용한 마법입니다.
세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 '데스데모나를 유혹한 오셀로의 진심 어린 언변'
부산가톨릭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주최 인문고전대학(세익스피어로 읽는 폭력, 희생 그리고 정의)
'삶의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로구나 - 햄릿의 첫 독백 (0) | 2013.05.23 |
---|---|
도로 찾은 지갑 (0) | 2013.05.14 |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0) | 2013.04.25 |
이 세상에는 오래가지 못하는 네 가지 일이 있다 (0) | 2013.04.24 |
스님과 신부님 (0) | 2013.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