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그 어떤 여인의 마음도 뒤흔들 성싶은 오셀로의 주옥같은 대사

박남량 narciso 2013. 5. 9. 13:51

그 어떤 여인의 마음도 뒤흔들 성싶은 오셀로의 주옥같은 대사

알렉상드르 마리 콜랭(프랑스 화가)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1829
 

그 여자의 아버지는 저를 사랑해서 이따금 집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제 삶에 대한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해를 거듭한 전쟁과 성으로 쳐들어간 이야기, 승패의 상황을 물었죠.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 일부터
그 직전의 일까지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습니다.
기막혔던 재난, 바다나 싸움터에서 일어난 무시무시한 사건,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구사일생한 이야기,
잔인한 적의 포로가 된 후 노예로 팔려
몸값을 갚기 위해 여러 나라를 헤매던 이야기,
썰렁한 굴, 또는 인적이 끊어진 들판, 험한 바위 언덕
그리고 하늘 높이 솟은 산이나 큰 바위, 이런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또  서로 잡아먹은 식인종 이야기,
어깨 밑에 목이 달린 인종의 이야기도 데스데모나는 몹시 듣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집안일로 호출되었을 때는 재빠르게 해치우고 돌아와서는
제 이야기를 정신없이 듣곤 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고 언젠가는 제 삶을 처음부터 계속해 듣고 싶다는
말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랫서 저는 어렸을 때 고생하던 이야기를
꺼내어 그녀를 울렸습니다.
이야기가 끝난 후 그녀는 한숨을 내리쉬고
원 그런 딱한 일이 .....  차라리 듣지 말걸 하면서도
하늘이 그런 남자를 자기한테 내려 주셨으면 했습니다.
그러고는 저한테 고마워하며 만일 제 동무 가운데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저와 같은 경험담을 하도록 하라고 그러더군요.
그러면 자기는 그 남자를 사랑하겠다고요.
그래서 저는 힘을 얻어 저의 마음을 고백했던 것입니다.
여자는 제가 고생한 것을 동정하고 저를 사랑해 주었습니다.
저 역시 저를 진심으로 애틋하게 여기는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사용한 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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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톨릭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주최 인문고전대학(세익스피어로 읽는 폭력, 희생 그리고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