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의 화살을
참고 사는 것이 잘한 일인가.
아니면 고통의 바다에 대항하여 무기를 들고
대항하다 죽는 것이 옳은 일인가.
죽는 건 그저 잠자는 것, 그뿐 아닌가.
...... 우리가 이승의 고통을 버리고
죽음이라는 잠을 잘 때 어떤 꿈이 찾아올지 모르니
주저할 수밖에, 그 때문에
그리 오래 사는 재앙을 겪는 것이지.
세계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이 독백은 삶과 죽음의 본질적인 문제를 두고 고뇌하는 햄릿의 모습을 잘 보여 준다. 권력이 탐나서 형을 독살한 숙부와 자신의 남편을 살해한 자와 동침을 하는 어머니를 보며 햄릿은 이 세상이 더는 이성과 질서가 존재하는 곳이라고 여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햄릿은 비이성적인 본능과 욕망만 난무하는 이 세상에 한없는 환멸을 느낀다.
클로디어스 왕은 오필리아를 이용하여 햄릿의 속내를 알아보기로 한다. 오필리아를 햄릿이 자주 거닐곤 하는 궁정의 한 회랑에 있게 하고, 그들의 만남을 숨어서 지켜본다. 이때 폴로니어스는 오필리아에게 혼자 있는 것을 의심받지 않도록 성경 책을 읽는 척하라고 시킨다. 그러면서 '이건 죄받을 것인지 모르지만 세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수작이지. 경건한 표정으로 가면을 쓰고 악마의 본성을 사탕발림으로 감추는 짓은........'이라고 말한다. 폴로니어스의 이 말에 클로디어스 왕은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클로디어스 왕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가책은 바로 인류 최초의 살인인 형제 살해의 죄이다. 카인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동생 아벨을 살해했듯이 클로디어스 왕은 형의 왕좌와 아내를 탐해 형을 살해하고 형수를 아내로 삼았다.
햄릿은 숙부와 클로디어스 왕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 늘 하던 대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오필리아가 있는 곳에 등장한다. 이 독백을 읊으며...
'삶의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효자식을 둔 노왕의 슬픔과 어리석은 판단의 왕과 백작 (0) | 2013.05.30 |
---|---|
가장 낮은 곳 (0) | 2013.05.27 |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로구나 - 햄릿의 첫 독백 (0) | 2013.05.23 |
도로 찾은 지갑 (0) | 2013.05.14 |
그 어떤 여인의 마음도 뒤흔들 성싶은 오셀로의 주옥같은 대사 (0) | 2013.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