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아무리 풍족해도 욕망을 쫓다 보면 만족을 모르게 되는 것이 인간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8. 8. 31. 16:32


아무리 풍족해도 욕망을 쫓다 보면 만족을 모르게 되는 것이 인간입니다



행복은 사람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그러므로 죽을 때 "대단히 행복한 인생이었다."하고 고백할 수 있도록 마음을 가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아름다운 마음이 없이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부처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을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이야기했습니다.

깊은 가을날 찬바람이 부는 쓸쓸한 풍경 속에서 한 나그네가 귀갓길을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핏 보니 길가에 흰 물체가 어리럽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나그네가 무엇일까 하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사람의 뼈였습니다. 이런 곳에 사람 뼈가 왜 있지? 하고 생각하면서 길을 계속 가는데 길 저편에서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으르렁대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정신이 번쩍들면서 호랑이에게 잡혀먹힌 사람들의 뼈였구나라고 깨닫는 동시에 발길을 돌려 쏜살같이 달아났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었는지 낭떠러지에 몰려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낭떠러지 끝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도망치려는 생각에 나그네는 그 소나무를 기어올랐는데 호랑이도 고양잇과 동물이므로 발톱을 세우고 나무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나그네는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며 무심코 아래를 보았는데, 다행히 소나무 가지에 등나무 덩굴이 얽혀서 늘어뜨려져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살았다고 생각하며 그 덩굴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덩굴은 도중에 끊어져 있었습니다. 발밑의 바다에는 성난 파도가 송용돌이치고, 머리 위에서는 덩굴을 타지 못하는 호랑이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대롱대롱 매달린 나그네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호랑이가 덩굴 아래로는 오지 못할 테니 일단은 안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위쪽에서 갉작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얼핏 보니 흰 쥐와 검은 쥐가 동시에 덩굴을 갉아대고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이제 정말 끝이구나. 저 쥐들이 덩굴을 끊어 버리면 나는 바닷속에 거꾸로 처박히는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나그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쉬, 쉬."하며 덩굴을 흔들어 쥐를 쫓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무언가 뜨뜻하고 끈적한 것이 위에서 떨어졌습니다. 뭔가 싶어 핥아보았더니 달콤한 꿀이었습니다. 살펴 보니 위쪽에 벌집이 있는데 나그네가 덩굴을 흔들 때 벌집도 흔들려 꿀이 떨어진 것입니다. 나그네는 어느 새 두 마리 쥐가 덩굴을 갉아대는 거도 잊은 채, 꿀의 달콤함에 취해버렸습니다.

그러나 발밑에서는 여전히 소용돌이치는 파도 속에서 붉고 검고 푸른 용이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곧 떨어질 나그네를 당장이라도 잡아먹으려고 말입니다. 나그네는 아래를 보면 무서워져서, 오로지 위쪽만 보고 덩굴을 흔들며 꿀을 핥았습니다.


부처는 "이게 인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 속의 나그네의 존재가 우리 자신의 모습입니다. 부처의 이야기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날에 혼자 귀가를 서두르듯, 인생은 아무리 친구나 동료가 많아도 결국 혼자 걷는 길입니다. 인간이란 혼자 태어나고 혼자 죽습니다. 호랑이는 무상(無常), 즉 죽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음의 위협에 직면합니다. 죽음이라는 호랑이가 언제나 뒤를 쫓아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건강식을 먹고, 의사에게 의존하고, 종교에 귀의하기도 하면서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우왕좌왕합니다.

그래서 겨우 도달한 소나무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지위와 재산입니다. 거기서 구원을 찾지만 죽음은 예외가 없습니다. 지위와 재산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느다란 덩굴에 매달린 인간의 모습입니다.

덩굴을 갉아대는 흰 쥐는 낮을 의미하고 검은 쥐는 밤을 의미합니다. 즉 낮과 밤이 번갈아 찾아오는 동안 인간을 결국 수명이 다한다는 것입니다. 바닷속의 세 마리 용은 삼독(三毒), 즉 세 가지 독으로 붉은 용은 '분노', 검은 용은 '욕망', 푸른 용은 '불평'입니다. 우리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이 세 가지 독이 우리의 인생을 망칩니다.

분노는 좋은 감정들을 삼켜 버려 나를 잃게 합니다. 불평은 부족한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욕망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삼독(三毒)을 없앨 수는 없지만 그것을 스스로 제어하고 억제하려고 애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하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아름다운 마음이 드러납니다. 부처는 '만족을 아는 마음' 즉 '행복을 느끼는 마음'을 가꾸라고 합니다. 만족을 알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인생은 참으로 풍요롭고 행복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