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슬픈 며느리의 넋 - 며느리밥풀꽃

박남량 narciso 2008. 2. 14. 10:15



슬픈 며느리의 넋 - 며느리밥풀꽃


슬픈 며느리의 �이라고 하는
며느리밥풀 꽃의 구전설화
밥풀나물의 유래입니다.



옛날 홀어머니와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품팔이를 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장성하여 장가를 들었는데
며느리 역시 지극한 효부였습니다.
아들은 결혼한지 며칠만에
산너머 마을로 머슴살이를 가게 되었습니다.
「 당신의 효심을 보니 안심하고 길을
떠나겠구려. 어머니를 잘 부탁하오」
「 걱정말고 다녀오세요. 몸 조심하세요」
며느리는 정성을 다하여
시어머니를 모셨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아들이 떠나자마자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하였는데
잘하는 일도 잘못했다고 꾸짖고
때리기까지 하였습니다.
며느리는 때리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었고
더욱 잘 하려고 애썼습니다.
머슴살이하는 아들은 아내가 효도를 다하여
어머니가 편안하게 지낼 것으로 알고
열심히 일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며느리는 저녁을 짓기 위해
쌀을 씻어서 솥에 앉히고 아궁이에 불을 땠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몽둥이를 들고
방 안에서 부엌문에 귀를 대고 있었습니다.
「 하나 뿐인 아들의 사랑을 빼앗기다니,
오늘 저녁에는 어쩌나 보자,
내 기어코 너를 내쫓고야 말테니까」
밥솥에서 김이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잠시 후에 며느리는 솥뚜껑을 열고 뜸이 잘 들었나
숟가락으로 밥알을 몇 알 떠먹어 보았습니다.



이때 시어머니가 문을 열고 뛰어들어서는
「 네 이년, 그게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
「 밥을 지었으면 어른부터 차려 드리고 네가 먹어야지
어른이 맛도 보기 전에 네 년이 떠먹어」
시어머니는 몽둥이로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 그게 아니에요. 어머님, 뜸이 잘 들었나 보려고....」
「 아니, 이제 어른한테 말대꾸까지 하는구나」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생트집을 잡았습니다.
며느리는 결국 숨을 거두었습니다.
며느리의 입가에는
씹다 남은 밥풀이 붙어 있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들은 슬피 울면서
아내를 마을 앞 솔밭 길에 묻어 주었습니다.
봄이 오니 무덤가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되자
하얀 밥풀을 문 듯한 꽃들이 피었습니다.



착한 며느리가
밥알을 씹다 죽은 한으로 피어난 것이라 하여
사람들은 이 꽃을
며느리밥풀 꽃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며느리밥풀 꽃의 꽃말은 원망, 질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