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돈입니까? 사랑입니까?
그것은 내 "생명" 입니다.
나는 너무나도 귀한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생명은 장미꽃도 아니고 강아지도 아닙니다.
난 - 인간입니다.
이 세상을 다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나는 살아 있는 하나의 귀한 인간입니다.
어떻게 살아 왔든, 지금까지 살아 왔고
그리고 앞으로 계속 살아 갈 것입니다.
내가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나의 생명이고 내가 살아가는데도 그것만은 알 수 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내가 죽는다고 한다면
그리고 나의 일생을 정리한다고 한다면 -
과연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온 삶을 어떻게 저울질할 수 있겠습니까?
조금이라도 깊이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조금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해
남보다 높은 자리를 가지기 위해
내 자신의 명예를 더 높이기 위해
더욱 안락하고 여유 있는 삶을 위해
좋은 짝과 결혼하기 위해 ..... 우리는 너나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뛰면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밤낮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또 아무리 크게 성공했다고 해도
죽음은 모든 것을 허무로 만들어 버립니다.
모든 것을 앗아 가는 죽음을 이길 수 있는 힘이나 재주는
불행히도 우리 인간에서는 없습니다.
"이제 좀 살 만하니까 그만 죽었다." 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얼마 동안 죽은 사람을 애석하게 여기다가
몇 년 지나면 아무도 생각해 주지 않습니다.
생각할수록 허망하고 기분 나쁜 일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귀중하다는 생명은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의 생명은 -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아무런 힘도 없이 허무하게 끝나 버립니다.
만약 죽음 저 너머 딴세상이 없다고 한다면
사람의 죽음은 글자 그대로 비참한 종말이고
철저한 허무 이외에 정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글 / 박도식 신부(2003년 3월 20일 선종) /
무엇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 미루나무(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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