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암 사
시 / 성 흥 영
봄바람 머금은 손등에 피어오르는 입술
더불어 한길로 가고 싶은 마음인데
천 년 그리움의 물길에 젖어
석탑에 돌 하나, 돌 둘을 집어 올렸다
산다는 것은 한계를 넘어선 찬란한 도전인 것을
왜 몰랐을까
바람에 흔들리는 달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나를 보라는 오랜 비유의 말을 만들고
빛의 상징인 나의 고향집 같은 옛절에서
깨닫지 못해도 사랑은 가벼워지지 않았다
아, 저 산 너머로 건너 간 구름 따라
버려야 할 것, 마지막까지 남겨 두어야할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영혼을 씻어 내려는
목이 쟁긴 파랑새가 먼저 보고 싶다고
징검돌을 밟고 나래를 펴는데
나느 어디로 가야할까
선암사를 머리에 인체 우는 풍경소리 때문에
돌아설 수가 없는 푸른 만트라, 만트라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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