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과 여근곡 설화
신라 제 27 대 선덕여왕은 이름 그대로 선덕과 슬기를 갖춘 임금이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으로 쌓은 업적도 많다. 삼국유사에는 선덕여왕의 지기삼사를 기록하여 그의 슬기로움을 보여준다. 지기삼사의 하나가 여성과 관련된 것으로 경주 건천면에 있는 오봉산 중간 산허리를 뻗은 능선이 동쪽 앞산을 향해서 유순히 내려 뻗어 있는 여근곡에 대한 이야기이다. 옥문곡이라 하는 여근곡은 산지형이 여성의 옥문과 비슷하다 하여 전해진다.
선덕여왕 5 년 어느 추운 겨울이다. 어인 일인지 왕궁안 옥문지에서 두꺼비 우는 소리가 요란히 들려왔다. 한 겨울에 두꺼비 우는 소리라니 신하들은 불길한 흉조라고 수근거리니 여왕은 알천과 필탄 두 장군을 불렀다. 그러면서 명령하였다. 서쪽 교외로 나가 여근곡이란 곳을 찾으면 그곳에 반드시 적병이 숨어 있을 것이니 그들을 습격하여 섬멸하라고 하였다.
두 장군이 왕명을 받고 부산(富山)기슭에 있는 여근곡으로 갔더니 거기엔 백제의 군사가 숨어 있었으므로 출동한 신라군은 계곡 속에 숨어 잠복하고 있던 적군을 포위해서 섬멸하였다.
그 뒤 신하들은 여왕에게 두꺼비가 우는 것을 보고 어떻게하여 적군의 매복을 알아차렸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하여 선덕여왕은 두꺼비가 성낸 모양을 하고 있으니 군사를 나타내고 두꺼비가 하얀 것은 여성의 기운이 왕성한 옥문의 여근곡을 가리키고 있다는 뜻이 된다. 옥문은 여성의 음부를 상징하는 것이며 여성은 음인데 그것은 하얀색이다. 하얀색은 서쪽을 가리키는 것이니 서쪽에 있는 여근곡에 군사가 숨은 줄 알았으며 옥문에 들어간 것은 힘을 잃고 맥을 추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니 쉽게 잡을 수 있을 것 역시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여근곡은 마을 입구나 경부고속도로 쪽에서 서쪽을 보면 계곡과 능선이 정말 여성의 음부를 닮은 경치를 보여주고 있다. 여근곡의 뒷산은 신라의 군사 요충지로써 부산성이 있었고 향가인 모죽지랑가를 지은 득오가 익선이란 사람에게 끌려가서 고통을 당했던 곳이다.
- 여근곡 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건천 나들목을 나와 아화 영천 가는 국도를 따라 가면 안내 팻말이 나오고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된다. 경주터미날에서 건천으로 가는 것은 하차 후 도보로 2-3 km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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